말 없이 장난감 가지고 노는 10분 남짓 유아 동영상 인기
구독자수·시청시간·국가 등 기반…조회 한 건당 1~3원 가량 책정
광고수익 상위 4개 키즈채널, 月 최고 9억원 이상 벌어들여
고소득 유튜버 대부분이 춤·노래 등 언어 최소화 한
콘텐츠로 해외 이용자 공략
[ 김주완 기자 ] 지난해 9월 유튜브 채널 ‘토이푸딩’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아이스크림 자동차와 플레이도우 장난감 놀이’. 이 영상엔 아기인형이 아이스크림 자동차에서 아이스크림을 구입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시중에서 팔리는 인형들을 손으로 조작해 만든 동영상이다.
10여 분짜리 동영상의 지난 21일 기준 조회 수는 1억3279만9918회를 기록했다. 이 동영상 하나가 1년3개월 동안 벌어들인 광고수익(조회 수 1000건당 0.25~4달러 기준)은 3718만~5억9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 채널에서 8일에 올린 ‘토마토 소다 주스 만들기’ 동영상도 2주 만에 조회수 670만 건을 넘어섰다.
상위 4개 채널은 월 최고 9억원 추정
유튜브에서 월 최고 2억원 이상 광고수익을 올리는 국내 1인 유튜버(유튜브 동영상 제작자)의 75%는 주로 유아 대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유튜브 분석 사이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한국에서 개설된 유튜브 채널 중 엔터테인먼트사, 방송사, 완구업체를 제외한 광고수익 상위 20개 중 15개가 유아 콘텐츠를 주로 다뤘다. 상위 10개 채널은 1개를 제외하고 모두 유아 대상 동영상을 유통했다.
광고수익 1위가 ‘보람튜브 토이리뷰’(월 최고 추정치 160만달러), 2위 ‘보람튜브 브이로그’(150만달러), 3위 ‘토이푸딩’(96만6000달러), 4위 ‘레인보우토이톡톡’(82만달러), 6위는 ‘라임튜브’(33만8000달러)였다. 상위 4개 채널의 월 최고 광고수익은 9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 유아 콘텐츠는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 운영하는 유튜브 동영상 채널 ‘대도서관TV’(5500달러)보다 광고수익이 149배 이상 많았다.
조회수 많아야 광고수익도 많아
유튜브 광고수익 산정 방식은 복잡하다. 광고수익을 올리려면 기본적으로 채널 구독자가 1000명을 넘어야 한다. 또 최근 1년간 시청시간이 4000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시청 국가, 콘텐츠 내용, 광고 시기 등도 수익 산정 요소다. 소셜블레이드는 CPM(1000회 광고 노출당 가격)을 0.25~4달러로 계산하고 있다. 유튜버를 관리하는 국내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관계자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가 생기면서 정산 방법이 더욱 복잡해졌는데 통상 조회 건당 1~3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수익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조회 수다. 토이푸딩은 구독자가 2000만 명을 넘지만 보람튜브 토이리뷰(742만 명)보다 광고수익이 더 적었다. 영상 조회 수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하루 기준으로 비교하면 보람튜브 토이리뷰의 조회 수는 1815만6874회로, 767만3573회인 토이푸딩에 비해 훨씬 많았다.
언어장벽 낮은 콘텐츠로 공략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국내 동영상 콘텐츠의 걸림돌이 한국어로 제작했다는 것이지만 유아 콘텐츠에서는 언어가 크게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육아를 위해 유튜브 동영상을 활용하는 글로벌 부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유아 동영상 제작자들은 이런 세계 시장과 수요를 세밀하게 공략하고 있다. 채널명과 동영상 제목을 대부분 영어로 표기한다. 영어 음성·자막도 제공한다. 언어 사용은 최소화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 마블, 디즈니 등 최신 장난감을 활용한다. 전문인력까지 적극 이용한다. 동영상 촬영, 편집 등은 대부분 전문가에게 맡긴다. 국내 MCN 관계자는 “같은 유아 대상이지만 내용이 다른 동영상 채널을 여러 개 운영하는 제작자가 생기는 등 ‘1인 유튜버’를 넘어 하나의 기업으로 진화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유아 콘텐츠를 다루지 않는 고소득 유튜버들도 춤, 노래 등 세계 어느 곳에서든 통할 수 있는 동영상을 내세웠다. 언어에 제한받지 않는 콘텐츠로 승부하고 있다. 광고수익 5위인 ‘원밀리언댄스스튜디오(1MILLION Dance Studio)’는 각종 창작 안무를 보여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춤 동영상이어서 한국어 음성이 없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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