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세대 간 벽을 허물자!

입력 2018-12-24 17:38  

김인규 < 경기대 총장 kik@kgu.ac.kr >


동물의 세계에서도 갈등이 끊이지 않으니 복잡하기 그지없는 인간사회에서의 갈등이야 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한국은 지역감정, 보수와 진보, 반공과 친북 등 이념대립, 빈부 격차, 남녀 차별에다 고령화 심화로 ‘세대 간 갈등’까지 끼어들어 우리 사회를 여러 조각으로 ‘편가르기’하고 있다.

요즈음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체력단련장이나 목욕탕 등에 가보면 대화 주제의 대부분은 진보나 젊은이들에 대한 불만이다. “요새 젊은이들은 전혀 고생을 안 하려고 해. 그저 놀 생각만 하지.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 수 있을지 걱정이야.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고생하며 이뤄 놓은 나라인데.”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이미 넘어선 고령사회에서 세대 간 갈등의 벽이 두꺼워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6·25전쟁 등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아온 어르신들로서는 요즈음 젊은이들의 인생관이나 생활관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YOLO(You only live once·인생은 한 번뿐이다)’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은 단어 자체가 생소하고 이해하기조차 어렵다.

더욱이 디지털시대를 맞아 노인들의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노인들은 휴대폰 사용법을 충분히 알지 못해 다양한 콘텐츠를 보지 못하거나, 온라인으로 손쉽게 열차표를 사지 못하고 기차역을 직접 찾는다.

이런 세대 간의 벽을 허무는 방법은 없을까? 먼저 어르신부터 ‘벽 허물기’에 나선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실례를 들어 우리 집에는 중학교 2학년 손자가 1주일에 한 번 주말에 놀러 온다. 그러면 손자는 그동안 밀린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컴퓨터나 휴대폰 관련 민원을 해결해준다. 손자의 솜씨를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도와줬다는 기쁨으로 상기된 손자의 표정을 보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또 손주로부터 도움을 받다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젊은 세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그들의 고민은 무엇이며 인생관은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등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한마디로 젊은 세대와의 소통이야말로 세대 간 벽을 허무는 지름길이자 열쇠라고 생각한다.

2019년 새해에는 과감하게 어르신부터 젊은 세대와의 벽을 하나씩 허물어가는 건 어떨까. 젊은이들이 즐기는 K팝 공연장을 찾아 한류의 열기를 몸소 체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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