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달라진 생활가전 트렌드…대세는 '건조기·무선청소기'

입력 2018-12-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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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가전'에서 '필수템'으로
맞벌이·1인 가구 증가 영향
낮은 '보급률·가격 저항' 장점
"달라진 생활습관에 가전 보는 관점도 달라져"




의류건조기와 스틱형 무선청소기 인기는 올해 가전시장에서 벌어진 일 중 가장 큰 사건으로 꼽힌다. 얼마 전만 해도 두 제품은 세탁기, 일반 청소기를 보조하는 '세컨드 가전'에 불과했다. 건조기와 무선청소기는 기존 제품의 두 배를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60% 성장세를 기록하며 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건조기와 스틱형 무선청소기는 불과 2년전까지 외산 업체가 독주하는 틈새시장이었다. 건조기는 독일 밀레, 무선청소기는 영국 다이슨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면서 시장 규모는 연평균 60만대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가전업체들이 변화하는 한국인의 생활 습관에 주목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2016년 60만대, 80만대에 불과했던 건조기와 무선청소기 출하량은 올해 130만대, 17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가전업체들은 맞벌이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빨래와 청소가 '시간을 내서 하는 일'에서 '틈틈이 하는 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내부보고서에서 "건조기 시장이 성장한 배경에는 휴식 공간으로서 집에 대한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집 밖에서 이뤄지던 다양한 문화 활동들이 집 안에서 이뤄지면서 건조기가 쾌적한 집 안 환경을 조성해준다는 사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무선청소기 역시 마찬가지다. 무선청소기는 일반 청소기와 달리 일련의 준비 과정이 필요없다. 일반 청소기는 제품을 꺼내 전기선을 연결한 뒤 줄을 뽑고 청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후 정리시간까지 포함하면 청소보다 준비하는 과정이 더 길고 번거롭다. 그러나 무선청소기는 청소기를 가져와 버튼만 누르면 된다. 정리도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것으로 끝난다. LG전자 관계자는 "청소 습관이 주말에 하던 대청소에서 틈틈이 보이는 부분을 청소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무선청소기는 이같은 변화에 적합한 제품이다. 일반 청소기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 제품을 내놓은 것도 성공 요인"이라 설명했다.

이들 제품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건조기의 경우 보급률이 30%대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높고, 무선청소기는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져 가격 저항이 낮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면서 가전제품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도 변하고 있다"며 "건조기와 무선청소기의 경우 편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20~30대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가전은 과거에는 한 번 사면 10년씩 사용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가전 시장의 유행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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