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노후대비 커녕 생활비도 부족
응답자 53.9% "노후준비가 충분하지 않다"
우리나라 50대 이상 중고령자가 생각하는 노후 적정생활비는 얼마일까? 국민연금만으로 노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을까?
국민연금연구원이 25일 '중고령자의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를 통해 "2017년 기준으로 노후에 평범한 생활을 유지하려면 부부는 월 243만4000원, 개인은 월 153만7000원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이 2017년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에 걸쳐 중고령자의 노후준비 실태를 알아보고자 50세 이상 4449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재무와 여가, 대인관계, 건강 등 항목에 걸쳐 국민노후보장패널 7차 조사를 한 결과다.
조사 결과, 50대 이상 중고령자는 노후에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월 최소 생활비로 부부는 176만100원이었다. 개인은 약 108만700원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생활비는 특별한 질병 등이 없는 건강한 노년을 가정할 때, 최저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다.
◆노후 적정생활비, 월 153만7000원…국민연금 20년 가입해도 91만원 받아
2018년 9월 현재 국민연금에 10~19년 가입한 수급자의 평균 연금액이 월 39만7219원에 불과했다. 20년 이상 가입자의 평균 급여액도 월 91만882원에 그쳤다. 따라서 국민연금만으로는 50대 이상이 생각하는 개인기준 최소 노후 생활비도 충당하지 못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로서 국민연금만으로 노후대비를 하기에 부족하다는 얘기다.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이 생각하는 최소 노후생활비 수준이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나이가 많을수록 필요하다고 느끼는 최소 생활비 수준이 낮아졌다.
학력이 높을수록 최소 생활비 수준이 높게 나왔다. 대학재학 이상 학력의 경우 개인기준 최소 노후생활비로 월 136만3600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적정 노후생활비는 주관적 판단으로 부부는 월 243만3900원, 개인은 월 153만7100원이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생활비는 특별한 질병 등이 없는 건강한 노년을 가정할 때, 표준적인 생활을 하는데 흡족한 비용을 의미한다.
연령별 월평균 적정생활비는 50대는 부부기준 267만9800원, 개인기준 168만6600원이고, 60대는 부부 242만3600원, 개인 153만2200원 등이었다. 70대는 부부 208만9400원, 개인 133만9600원이었고 80세 이상은 부부 194만5000원, 개인 121만3600원 등이었다.
◆고학력 ·서울 살수록 생활비 기대치 높아
월평균 적정생활비를 거주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부부기준 284만4500원, 개인기준 177만1600원이며, 광역시는 부부 236만1100원, 개인 139만3900원, 그 밖의 도 지역은 부부 232만8100원, 개인 152만3300원 등이었다.
한편 노후생활비를 마련하는 방법은 조사대상자 스스로 노후시기에 진입했다고 여기느냐에 따라 다랐다. 자신이 노인이라고 여길 경우 정부보조금과 자식·친인척한테서 받은 용돈 등으로 노후시기 생활비를 조달하는 것으로 나왔다. 스스로 노후시기에 진입하지 않았다고 인식하는 경우 37.1%만이 주로 국민연금과 예금, 적금, 저축성보험 등으로 노후생활비를 준비하고 있었다.
주된 노후준비 방법은 1순위가 국민연금이었다. 53.9%는 노후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한편 정부의 국민연금 개편안대로라면 2050~2060년대엔 ‘국민연금 고갈’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고갈 뒤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보험료율은 24.6~33.5%에 이른다. 정부는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 방안에 대해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등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높이면 기금 소진을 늦출 수 있다”고만 밝혔다. 막연한 장밋빛 전망만 내놓고 재정 안정화 방안은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사실상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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