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IB 딜 메이커]국내 대체투자부문 윤장호 코람코자산신탁 상무

입력 2018-12-25 17:25   수정 2018-12-26 09:27

삼성물산 서초사옥 거래 주도... 국내외 경쟁사 물리치고 3050만원 면적당 최고가
'코어'에셋 인수 전문가, 삼성화재 공실 우려... 면밀한 밸류에이션 및 자금 조달 계획 돋보여



≪이 기사는 12월25일(17:2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 대체투자 시장에는 ‘조(兆)’ 단위 대형 거래가 유독 많았다. 국민은행은 강릉안인복합화력발전소 건설비를 국내 기관투자자에게서 5조원 넘게 모았다. 국민연금과 세계적인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이지스자산운용을 통해 서울 역삼동의 벨레상스 호텔 부지 재개발 프로젝트를 총 2조원에 인수했다.

오피스 빌딩 시장도 활황이었다. 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 손바뀜은 3.3㎡당 2810만원을 기록했고, 강남N타워는 3.3㎡당 2925만원에 거래됐다. 코람코자산신탁과 NH투자증권은 삼성물산 서초사옥을 3.3㎡당 3050만원이라는 국내 오피스 빌딩 거래 사상 단위면적당 최고가에 사들였다.

삼성물산 서초사옥 거래액은 총 7484억원(건물가격 기준)이다. 규모에선 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한 벨레상스호텔 재개발 프로젝트(2조원), 영국계 M&G리얼에스테이트 등이 인수한 센트로폴리스 빌딩(1조1700억원) 거래에 못 미친다. 그러나 서초사옥 인수전은 막판까지 국내외 투자자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이뤄졌고, 3.3㎡당 3000만원을 넘긴 최초의 빌딩 거래라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는 이 거래를 성사시킨 윤장호 코람코자산신탁 상무(사진)를 올해의 국내 대체투자부문 딜 메이커로 꼽았다.

윤 상무는 올 초 삼성물산 서초사옥이 매각된다는 소식을 듣고 “‘흥분’을 느꼈다”고 했다. 삼성 신경영의 전초기지가 매각된다는 점에서 크게 놀랐고, 핵심(코어) 자산 거래에 뛰어들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기대감도 커졌다.

삼성물산 서초빌딩이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자산이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다만 주요 임차인인 삼성화재와의 계약이 2021년 9월까지로 3년여 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게 거래 난도를 높였다. 만기 시점에 삼성화재가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을 얼마나 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 반영하는지가 관건이었다.

윤 상무는 삼성화재가 계약을 연장할 가능성을 70%, 하지 않을 가능성을 30%로 봤다. 삼성화재가 필요로 하는 임차 규모와 옮겨갈 가능성이 있는 서울 시내 주요 오피스 빌딩의 임차 현황 등을 고려한 종합적 의사결정이었다. 만약 삼성화재가 이전하더라도 공실에 새 임차인을 채울 자신이 있다고 투자자를 설득해나갔다. 윤 상무는 전 직장인 삼성에버랜드와 교보리얼코 등에서 오피스빌딩 자산관리(PM), 임대대행(LM)등의 업무를 맡은 경험이 있다. 강남의 나라빌딩(현 에이플러스타워) 및 마제스타시티 타워2 매입을 주도하면서 임차인을 유치해 건물 가치를 올렸던 경험을 적극 피력했다.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골몰했다. 국내에서 초대형 부동산 투자 경험이 가장 풍부한 NH투자증권의 구조화금융본부(박기호 상무)를 찾아 약 3200억원 규모의 지분(에쿼티) 투자금에 대한 투자확약서(LOC)를 받았다. 이 중 1600억원 가량은 주택도시기금의 투자를 확보해 시름을 덜었다.

지난 6월 본 입찰은 10여개가 넘는 국내외 투자사들이 몰리면서 크게 흥행했다. 이지스자산운용 페블스톤자산운용 JR투자운용 등 국내 부동산 운용사와 세계적 대체투자 운용사 블랙스톤, 싱가포르 테마섹 계열 부동산 투자사 메이플트리가 참여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신생 농협리츠운용을 출범시키기에 앞서 예비인가를 받은 상태로 입찰에 뛰어들었다. 삼성그룹의 핵심 자산이라는 상징성과 강남 최고로 평가받는 건물 위치,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배당을 얻을 수 있는 ‘코어자산’이라는 점에 투자자들은 큰 매력을 느꼈다.

쇼트리스트(적격인수후보)가 5개로 좁혀졌다. 삼성물산은 깔끔한 거래 종결을 원했다. 코람코자산신탁보다 더 높은 가격을 쓴 곳이 있었지만, 매도자의 임차확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으로선 들어줄 수 없는 조건이었다. 지주 차원에서 대형 베팅을 한 농협리츠운용과도 막판까지 경쟁했다. 삼성물산의 최종 의사결정까지 2달여가 더 걸렸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입찰 참여자 중 유일하게 에쿼티 투자금 전액에 대한 LOC를 확보한 게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미리 대출채권 투자자(대주)로 교보생명을 끌어들이는 등 자금 조달을 세밀하게 준비한 점도 효과를 발휘했다. 부동산금융업계 관계자는 “‘평당 3200만원을 쓴 곳이 있다’, ‘고위층 간의 딜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외국계가 가져갈 것’ 등 수많은 소문이 나돌았던 거래”라며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것 만으로 코람코가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윤 상무는 국내 “1등 기업이 보유하던 ‘트로피 에셋(상징적 자산)’을 국내 자본으로 인수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코어 자산은 순풍보다 현재와 같은 역풍(경기 둔화시기)에 그 가치를 입증한다”며 “앞으로도 코어 자산 인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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