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구 연구원은 "대형주인 S&P500 지수를 보면 9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 2940포인트와 비교하면 20%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이번처럼 지난 2년간 20% 이상 하락한 경우는 1980년 이후 8번 있었으며 이중 4번은 주가가 빠른 시간 내 반등했고, 5번은 경기침체로 이어졌지만 3번은 경기침체와 무관하게 주가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는 미국 정치권 대립, Fed의 금리인상, 미국 경제 침체 우려를 꼽았다. 그는 "백악관과 민주당의 쟁점은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는 50억달러에 불과하지만 내년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문제와 지난해 실시했던 감세정책에 대한 민주당의 반대 등 어려운 과제가 쌓인 만큼, 이번 대립은 내년 현안에서 치뤄야 할 대립의 전초적 성격으로 볼 수 있다"며 "내년 대립도 2011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그 해 8월 한달 간 주가는 20% 하락한 후 2~3개월 하락이 더 이어졌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의 합의가 이뤄지면서 주가는 반등해 2012년 2월 전고점을 회복했다"고 분석했다.
이번달 금리를 인상하면서 Fed 위원 10명이 만장일치에 대해선 "Fed가 보기엔 미국 경제는 충분히 성장해 더 이상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쓸 필요가 없어진 것일 수 있다"며 "1987년 블랙먼데이가 비슷한 사례로, 1986년 말부터 금리가 인상됐지만 1987년 앨런 그린스펀이 취임한 후 금리를 50bp 인상하자 투자자들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유럽과 소련의 개방이 경제성장을 몇 년 더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배하면서 주가는 밸류에이션이 한껏 높아진 상태였지만, 주식시장은 Fed가 실물경제만 보고 금리인상을 계속할 것으로 우려했다"며 "그 해 10월 들어 주가가 큰 폭 하락하는 날이 잦아지다가 10월19일 단 하루만에 다우존스 주가지수가 22.61% 폭락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위험이 불거졌지만, 아직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2020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팽배하며, 10년과 2년 국채금리 차이가 거의 제로에 근접할 정도로 좁혀졌다"면서도 "1990년과 2000년, 2007년 경기침체 시기를 보면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고 약 2년이 지나서 경기침체가 나타났으며, 은행의 긴축태도가 20%포인트를 넘어서면 곧바로 경기침체가 왔지만 현재 미국 은행의 긴축태도는 -16%포인트로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주가가 다시 반등하기 위해선 미국 연방정부 지출에 대한 백악관과 민주당의 합의, Fed의 금리인상 중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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