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창구직원서 남성 속옷 제조사 대표로

입력 2018-12-26 17:20  

사장님의 첫 직업은 - 백경수 라쉬반 대표

증권사서 익힌 영업기술로
롯데자이언츠 선수 고객 만들어



[ 김기만 기자 ] 남성 속옷을 매년 150만 장 이상 판매하는 백경수 라쉬반 대표(사진)는 ‘증권맨’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1989년 마산상고를 졸업하자마자 대우증권 마산지점(경남 창원시)에 입사했다. 1988년 주가가 급등하자 증권사들이 고졸 직원을 100여 명씩 뽑았던 해다. 업무 보조와 창구 담당 등을 오갔다. 백 대표는 “직장생활을 2~3년간 하다 군대에 입대했다”며 “증권 관련 서적을 100권 넘게 읽고 제대해 회사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증권에서 영업하며 10년 넘게 일했다. 개인 투자도 성공했다. 월급과 주식투자 등으로 수십억원을 벌었다. 2001년 투자하던 남성 속옷 제조사 쉬반을 인수, 사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백 대표는 “사람들이 원하는 디자인을 적용한 속옷을 만들면 성공하겠다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업은 쉽지 않았다. 충분한 시장 조사 없이 막연한 기대로 시작한 탓에 결과가 좋지 않았다. 백 대표는 “증권사에 있으면서 모은 돈을 다 날렸다”며 “가족의 생계를 위해 증권가로 돌아가야 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으로 복귀했지만 미련이 남았다. 여성 기능성 속옷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남성 속옷도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2009년 1인 기업으로 다시 사업을 시작했다. 직접 공장을 뛰어다니며 특허도 받았다. 3차원 설계를 바탕으로 한 남성 팬티 라쉬반은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증권사에서 갈고닦은 영업 능력은 재기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 백 대표는 마산상고 선배인 공필성 롯데자이언츠 코치를 찾아갔다. 일면식도 없던 사이었다. 자이언츠 선수들에게 딱 한 번이라도 라쉬반 팬티를 입어보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라쉬반 속옷을 입어본 선수들의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민호 선수(현 삼성라이온즈)가 특히 좋아했다. 나중에는 라쉬반의 모델이 돼 주기도 했다.

라쉬반은 국내 시장을 넘어 일본과 대만, 중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태국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시장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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