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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산업부 기자) 올해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 기업 등 국내 주요은행들은 일제히 신입사원 채용시 필기시험을 도입했다. 부산, 경남, 대구, JB전북, 광주, 제주 등 지방은행들도 마찬가지로 필기시험을 통해 신입직원을 뽑았다. 은행권의 채용비리가 잇따라 터지자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갑작스레 도입한 필기시험에 따른 시험 대행사의 운영미숙으로 응시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기도 했다. 한 은행권 인사담당자는 “서비스직인 은행은 채용시 필기시험 성적보다 고객 서비스 마인드가 훨씬 중요한데 자칫 필기시험으로 좋은 인재가 탈락될 수도 있어 안타깝다”며 “일괄적으로 필기시험을 도입하는 마당에 마땅한 대안이 없었던 한 해였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10년만에 필기도입
올 5월중순 은행연합회는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마련해 금융권에 전달했다. 지난해부터 은행권의 채용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모범규준 태스크포스(TF)에는 KB국민·IBK기업·NH농협·KDB산업·신한·우리·부산·SC제일·KEB하나·한국씨티 등 총 10개 은행이 참여했다.
‘모범규준’에는 필기시험 도입이외 서류전형 평가의 외부기관 위탁, 블라인드 면접 방식 도입, 외부인사의 면접 전형 참여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채용 비리의 ‘온상’이 된 임직원 추천제도 전면 폐지키로 했다. 부정합격자 발생에 따른 결원을 충원할 수 있도록 예비합격자 풀을 운영하는 방안도 모범규준에 넣었다. 모범규준은 의무사항이 아니었지만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어서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은행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모두 도입했다.
이미 국민, KEB하나, 기업, 농협은행은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었으나, 올해부터 필기시험에 NCS(국가직무능력표준)직업기초능력평가 과목을 추가했다. 대신 국민,기업은행은 공정성을 위해 논술시험은 없앴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전형절차에 필기시험을 10년 만에 도입했다. 신한은행도 하반기 채용때 각 채용 부분별로 필기시험을 치렀다.
◆필기시험 운영 미숙에 불만 쏟아져
필기시험의 본격적인 도입으로 기존의 서류전형은 간소화 했다. 응시자 대부분에게 필기시험을 치를 기회를 준 것이다. 이에따라 올 상반기 기업은행에는 1만 4000명이 필기시험을 봤고, 하반기 채용땐 국민은행 8000여명, 신한은행 6000여명, KEB하나은행 8000여명, 우리은행 3000여명 등이 필기시험을 치렀다.
갑작스레 응시인원이 늘어나자 시험을 대행하는 외주 업체들의 운영미숙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월28일 상반기 필기시험을 치른 우리은행 수험생들은 ‘20분 지각생의 입실’ ‘시험종료후 답안지 마킹’ 등을 제재하지 않았다며 취업 커뮤니티에 성토하는 글을 올렸다. 하반기에도 국민은행의 필기시험에 출제된 문제들이 시중 문제집을 그대로 베낀 것이 드러나 또 한번 수험생들의 분노를 샀다.
채용 비리로 홍역을 치른 은행들이 공정성을 위해 외부업체에 채용절차를 맡기다보니 오히려 ‘공정성’이 침해를 받은 것이다. 필기시험 100%, 면접위원 50%를 외주화 하면서 허점이 노출된 것이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내년부터 이런 채용 절차를 보완할 예정이다. 채용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은 은행 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검토하고 채용절차를 세분화해 일부를 외부업체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끝) /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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