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樂일…'매물폭탄' 없었다

입력 2018-12-27 17:37  

고배당株 주가 선방…배당수익률 > 배당락

통상 배당락일엔 주가 약세지만
현대미포조선·쌍용양회 되레 올라

전날밤 美 증시 급등 효과…'양도세 회피' 개인투자자 복귀
실적전망 좋은 배당주 '사자'



[ 나수지 기자 ]
27일 증시가 ‘배당락 충격’을 이겨냈다. 이날은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없어지는 배당락일이다. 통상 배당락일엔 고배당주의 낙폭이 크다. 현금배당한 종목은 배당금을 받으려고 투자한 자금이 빠져나가고, 주식배당한 종목은 배당 전후의 시가총액을 일치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배당주는 배당수익률보다 주가가 덜 빠지거나 오히려 상승하면서 ‘선방’했다. 간밤 미국 증시가 급등한 데다 대주주 양도세를 피해 주식을 판 개인투자자들이 돌아오면서 실적 전망이 좋은 배당주에 매수가 몰렸다.

배당락에도 ‘선방’한 증시

코스피지수는 27일 0.43포인트(0.02%) 오른 2028.44에 장을 마쳤다. 겉보기엔 보합 수준이지만 현금배당을 감안하면 오히려 40.94포인트(2.05%) 오른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거래소가 현금배당을 감안해 시가총액을 줄여 산출한 올해 현금배당락지수는 1987.50포인트다. 배당락일에 주식을 산 투자자는 배당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 날 코스피지수가 이 정도 수준으로 떨어져도 보합이라고 봐야 한다는 의미다. 코스닥지수 역시 2.14포인트(0.32%) 상승한 667.88에 장을 마쳤다. 현금 배당락지수(660.92)를 감안하면 1.05% 올랐다.

간밤 미국 증시가 급등한 게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6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4.98%, S&P500지수는 4.96% 올랐다. 정보기술(IT)업종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5.84% 급등했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미국 증시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등 낙폭이 컸기 때문에 반등폭도 컸다”며 “한국 증시는 미국 등 선진국 증시와 비교해 최근 성과가 더 좋았기 때문에 2% 반등도 작지 않은 수준”이라고 해석했다.

배당기준일과 대주주 요건 확정일을 앞두고 주식을 판 개인투자자가 다시 주식을 매수한 것도 증시 상승에 보탬이 됐다.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004억원어치, 코스닥시장에서 225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주주 요건을 피하려고 주식을 팔았던 개인투자자가 일부 시장에 돌아왔다고 볼 수 있다”며 “배당소득세를 피하려고 주식을 팔았던 투자자는 배당락일에 주식을 재매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락 이겨낸 고배당주

시장 상승세에 힘입어 대부분 고배당주가 배당수익률보다 덜 하락하거나 오히려 상승했다. 올해 배당수익률이 7.65%로 예상되는 현대미포조선은 1.72% 올랐다. 배당수익률이 5.67%에 달하는 쌍용양회도 0.48% 올랐다. 통상 배당수익을 받은 투자자가 빠져나가면서 배당수익률만큼 주가가 떨어지지만, 이번에는 배당을 받을 수 없는데도 주가가 상승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세인 고배당주는 앞으로도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 고배당주를 중심으로 매수가 몰렸다”고 했다.

전날 기관 매도로 배당주가 하락한 것도 이날 배당주가 선방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배당기준일인 26일 현대미포조선은 5.05% 떨어졌다. 기관투자가가 86억원어치 순매도하면서 주가가 내려갔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기관 순매도 상위 3위에 올랐다. 효성(72억원 순매도) 우리은행(69억원) 등 다른 고배당주도 기관 순매도 상위 4,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 본부장은 “기관들은 투자수익률을 산정할 때 배당락을 감안하지 않는다”며 “배당락으로 연말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을 피하려는 기관이 배당기준일에 배당주를 팔아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수급 요인으로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배당락일에 오히려 주가가 회복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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