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편의점을 덮친 8090 레트로 열풍

입력 2018-12-28 11:09  



(생활경제부 안효주 기자) 올해도 이어진 복고 열풍은 마트와 편의점에도 찾아왔습니다. ‘뉴트로(New-tro)’가 주요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은 듯합니다. 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직접 겪어보지 않은 과거를 요즘 방식으로 즐기는 방식을 뜻합니다. 익숙한 듯 하면서도 낯설고 신선한 느낌 덕분에 뉴트로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오래된 장롱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들여놓거나, 구식 타자기와 비슷하게 생긴 자판기가 인기를 끄는 게 대표적이죠.

대형 마트 홈플러스는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독특한 상품을 내놨습니다. 26일 출시한 ‘남양 3.4 우유맛 스틱’인데요. 남양유업과 함께 만든 이 제품은 가루우유로 따뜻한 물과 섞으면 달달한 자판기 우유 맛이 납니다. 1980~90년대 동전 몇 개로 즐길 수 있었던 추억의 맛. 남양유업이 2000년대 초까지만해도 팔았던 ‘남양 3.4 우유’ 포장지도 그대로 살렸습니다. 그때 썼던 글씨체와 과거 마스코트였던 코끼리 캐릭터까지 담았지요.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자판기 우유맛을 담은 아이스크림 ‘매일우유맛소프트콘’을 만들었습니다. 크림처럼 진한 식감과 달달한 맛 덕분에 출시 일주일만에 10만개가 팔렸다고 합니다.

제과업계에서는 과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제품을 줄줄이 재출시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과자, 치토스. 손에 묻은 가루까지 맛나게 핥아먹던 간식이죠. 1997년 단종됐던 오리온 ‘화이트 치토스’가 출시 당시에 쓰인 포장 봉투를 입고 롯데제과 ‘치토스 콘스프맛’으로 찾아왔습니다. 파란색 패키지 디자인에 친근한 호랑이 캐릭터도 그려놔 20여년 전 과거를 떠올리게 합니다.

복고 감성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 세대의 과자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삼양식품의 ‘레트로 별뽀빠이는’ 1972년 탄생한 국민 과자 ‘별뽀빠이’ 47주년을 맞아 리뉴얼 출시된 제품입니다. 과거에 썼던 과자봉지 디자인에 삼양식품 로고와 글씨체를 그대로 담아 복고풍을 가득 담았습니다. 출시 당시 ‘추억의 요요’ 등 장난감과 함께 묶은 세트 제품은 1시간 만에 1000개 한정 수량을 완판했다는군요. 한 번도 먹거나 갖고 놀아보지 않았지만 완전히 낯설지는 않은 그 느낌에 끌리는 것이겠지요. (끝) /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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