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는 新사업 재원 활용
[ 김보형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자본준비금 중 2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재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8월 지주사 체제 완성 당시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8일 대구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준비금 감소 안건을 통과시켰다. 준비금은 회사가 장래를 대비해 적립한 재원을 말한다. 상법상 준비금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할 경우 초과한 금액 범위 내에서 준비금을 줄여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현대중공업지주의 자본금은 8140억원인 데 비해 준비금은 5조9000억원에 달했다. 2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도 여전히 자본금의 4.8배에 달하는 준비금이 남는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2조원 중 2900억원가량만 주주에게 배당하고, 나머지는 신성장 동력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노조와 일부 시민단체는 현대중공업지주가 2조원의 이익잉여금 전부를 주주에게 배당할 것이란 의혹을 제기해 왔다. 윤중근 현대중공업지주 이사회 의장은 “주주 배당은 시가배당률(배당 기준일 주가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 5%를 기준으로 29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익잉여금 중 많은 부분은 주가 안정과 신사업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지분 25.8%)과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5.1%)의 지분을 고려할 때 총수 일가의 배당액은 900억원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 등이 제기한 6000억원을 크게 밑돈다.
이날 주총에선 서유성 현대로보틱스 사업대표(56)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서 대표는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본부 사업운영부문장과 기획·구매부문장을 거쳐 지난달 현대로보틱스 사업대표로 선임됐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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