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새해 '최저임금 2차쇼크'…경제약자들, 감당할 수 있을까

입력 2018-12-30 17:34  

조재길 경제부 차장


[ 조재길 기자 ] 이번주는 무술년(戊戌年) 달력을 떼고 기해년(己亥年) 달력으로 교체하는 시기다. 새해 벽두부터 경제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이 대기 중이다.

우선 10.9% 인상된 최저임금이 새해 1월1일부터 적용된다.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이 대상이다. 시급으로는 8350원이다. 올초 16.4% 인상에 이어 2년 새 29% 이상 오르는 것이다. 올해 최저임금 급등에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았다. 급등한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힘든 식당 등은 직원을 내보내거나 문을 닫았다. 1일부터 최저임금이 추가 인상되면 경제 약자들이 입는 타격은 배가된다. 연초부터 현장 바닥 민심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는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을 밀어붙인다. 30일 국무회의를 통해서다. 가뜩이나 최저임금 추가 급등 부담이 큰 영세 사업자들은 시행령 개정으로 주휴수당까지 지급해야 하는 ‘이중 폭탄’을 맞게 된다. 사업을 접는 곳이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31일에는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이 나온다. 물가상승률이 석 달째 2%대를 찍었을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식품 등 생활물가는 이달에도 꾸준히 올랐다. 다만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다시 1%대로 낮아졌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연간 물가상승률 역시 정부 및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2%)를 밑돌았을 게 확실시된다.

같은 날 국회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석한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수사관)의 잇따른 폭로와 관련해 현안을 보고하기 위해서다. 김 전 수사관이 ‘윗선’에 보고한 문건이 민간인 사찰에 해당하는지가 핵심이다. 민정수석이 국회에 나오는 건 2006년 8월 전해철 전 수석 이후 12년5개월 만이다. 정치권을 뒤흔들 만한 대형 이슈다.

1일엔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12월 및 연간 수출입 현황을 발표한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수출은 지난 28일 오전 11시12분 연간 누적액 6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에 이어 세계 일곱 번째 기록이다. 낙관은 금물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주요국 성장세 둔화가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증가율도 최근 지속적인 하락세다.

2일에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그룹들이 시무식을 연다. 만 41세가 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총수 취임 후 처음 내놓을 신년사가 주목된다. 경제계와 범금융권은 3일 별도의 합동 신년 인사회를 연다. 정부와 재계, 정치권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경기 하강 국면이어서 표정이 썩 밝지만은 않을 것 같다.

한은 일정 중에는 4일 공개하는 외환보유액이 관심이다. 1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029억9000만달러였다. 전달 대비 2억4000만달러 늘었다.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 직전 ‘외화 곳간’엔 39억달러밖에 없었다. 21년 사이 100배 이상 늘어났다. 이 정도면 다시 ‘국가 부도의 날’을 겪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안도감도 있지만, 위기가 닥칠 경우 외자가 순식간에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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