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 휘두르듯 순간적인 힘
공에 실어 스피드 살릴 수 있어
[ 조희찬 기자 ]
이다연(21)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장타자이다 보니 아마추어들로부터 장타 비결에 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받는다. 그때마다 이다연은 일관되게 “쓸어치는 스윙이 아니라 아이언처럼 가파른 스윙을 시도해보라”고 조언한다.
드라이버를 칠 때 가파른 다운스윙을 가져간다는 것은 이전까지 나온 골프의 정석과는 상반되는 얘기다. 많은 티칭 프로가 드라이버로 가파른 다운스윙을 하면 공에 전달되는 에너지를 뺏기고 페이스 각도가 평탄하지 못해 위로 치솟거나 빗나가는 샷이 많이 나온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가파른 스윙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느낌’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다연은 강조했다.
“드라이버 클럽 특성상 아이언처럼 가파른 스윙으로 공을 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가파르게 치라는 말이 아니라 그 느낌을 가져가라는 뜻이에요. 많은 분이 드라이버를 칠 때 평탄한 스윙 궤도를 유지하면서 띄우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스윙 때 앞으로 공을 밀어내려는 성향을 보이죠. 그러다 보면 공에 전달되는 에너지가 분산됩니다. 가파른 느낌으로 스윙하면 채찍을 휘두르듯 순간적인 힘이 공에 실리고 헤드 스피드와 볼 스피드가 빨라질 수 있어요.”
그러려면 공의 위치를 오른발 쪽으로 이동하고 클럽 페이스를 닫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파른 스윙을 가져가려다 보면 다운스윙 때 클럽 페이스가 열릴 수 있고 이를 컨트롤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다연은 “공의 위치를 가운데로 놓을수록 밀어치려는 성향을 방지할 수 있고 에너지를 더 쉽게 실을 수 있다”며 “또 클럽 페이스를 미리 닫아 놓으면 우측으로 밀리는 샷을 방지해 원하는 비거리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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