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에 대출 규제 강화 영향
"해외 시장·디지털 투자 확대해야"
[ 김순신 기자 ] 내년 은행권 당기순이익이 올해보다 약 2조원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경기 둔화 가능성에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은행들의 먹거리가 줄어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금융연구원은 30일 ‘2019년 은행 산업 전망과 경영과제’에서 내년도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을 올해 추산치(11조8000억원)보다 17% 줄어든 9조8000억원으로 예상했다. 가계대출자산 증가율이 크게 둔화하고 경기 불안으로 대손 비용이 급증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2.7%로 예상했다. 올해 추산치인 4.81%의 반 토막 수준이다. 기업대출 증가율도 올해 4.81%에서 내년에는 4.74%로 소폭 둔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국내은행 자산성장률도 3.8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명목 경제성장률 예상치인 4.3%보다 낮다. 그간 국내 은행의 자산성장률은 2016년 5.49%, 2017년 5.66%, 올해 추산 4.33%로 4%를 웃돌았지만 내년에 3%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은행의 가계대출 영업이 흔들리는 배경에는 정부 규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도입했다.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 산정 시에도 가계대출보다는 기업대출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여기에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의 둔화와 금리 상승, 기업 부실 가능성, 부동산 시장 조정 가능성 등이 겹치면서 대손 비용이 증가할 여지가 커졌다. 국내 은행이 가계·기업 대출이 아닌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의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신흥국 등 해외시장에 꾸준히 진출해야 한다”며 “디지털금융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해 기회 창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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