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2041.04로 올 한해를 마감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17.68% 떨어진 것이다.
특히 올해 '1월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코스피는 고꾸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고점이자 사상 최고치였던 2598.19(1월29일 종가)와 비교하면 21.44%나 하락한 수준이다.
상반기만 하더라도 코스피는 소폭 하락했지만 2300선을 지지선으로 구축했다. 지난 4월 11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코스피는 장중 2500선을 다시 회복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상황은 180도 반전됐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다. 미국은 지난 3월 철강·알루미늄에 1차 관세를 부과한 뒤 7월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충돌이 본격화했다. 양국은 500억달러 상당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9월에도 미국은 2000억달러 보복관세를 매겼고, 중국은 600억 달러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불 작전을 폈다.
코스피는 '최악의 10월'을 맞았다. 미중 무역분쟁이 시장 예상보다 장기화 한 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 의지를 내비치면서다. 외국인투자자는 10월 한달 동안 4조원 어치 주식을 팔아 치우면서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심지어 코스피는 지난 10월29일 1996.05( 종가)까지 뚝 떨어지며 2000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2000선이 붕괴된 것은 2016년 12월7일(종가 1991.89) 이후 22개월 만이었다.
악재는 계속됐다. 지난달엔 뉴욕증시 애플발(發) 악재로 코스피는 2000선을 맴돌았다. 애플 판매 둔화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애플을 비롯한 국내 반도체 주가도 하락했다.
연말까지도 코스피는 대외 악재에 휘청였다. Fed가 기준금리를 2.25~2.50%로 인상하고, 트럼프 정부가 멕시코 장벽 건설을 두고 셧다운(일시적 정부 폐쇄)이 장기화한 데 따른 여파다.
◆코스닥, 연중 고점 대비 27%나 '뚝'…코스닥 활성화에도 '휘청'
올 한해 코스닥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연초 900선을 돌파했던 코스닥지수는 675.65로 올해를 마무리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코스닥지수는 927.05(1월29일 종가 기준)까지 오르면서 고점을 찍었지만, 하반기 들어 맥없이 무너졌다. 고점과 비교하면 올해 코스닥지수는 27.11%나 빠졌다.
상반기엔 코스닥지수도 800선을 유지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으로 시장에 유입되는 거래대금이 늘어난 덕분이다. 개인의 벤처펀드 투자 시 1인당 연간 최고 300만원 소득공제가 진행됐고, 연기금은 코스닥 차익거래 시 증권거래세가 면제됐다. 4월 출시된 코스닥벤처펀드 열풍도 한 몫을 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6월 말까지 2조9000억원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700선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시총상위주의 제약바이오주 투자심리가 위축된 여파였다.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와 제약바이오주의 연구개발(R&D) 비용 등 회계감리 이슈가 발생했다.
또 글로벌 투자은행(IB)이 국내 바이오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 악화에 부채질했다. 골드만삭스는 셀트리온에 대해 바이오시밀러 시장 과열 우려하며 매도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은 '최악의 10월' 여파가 더 컸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바이오 회계감리 이슈가 겹치면서 629.70(10월 29일 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다. 10월엔 5%대 하락하는 날도 있을 정도였다. 10월 한 달에만 코스닥지수는 21.11%나 빠졌다.
그나마 코스닥 IPO 시장은 활기를 보였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총 90개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성장성특례기업으로 최초로 셀리버리가 상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대어가 사라지면서 총 공모금액은 2조575억원으로 작년보다 41.64%나 감소했다.
문제는 내년 주식시장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짙다는 것이다.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이 고점 대비 모두 20% 이상 하락하면서 본격적인 하락장에 들어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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