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태윤 산업부 기자) 2018년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입사시험에 변화가 있는 해였다. 삼성은 대졸 신입공채 입사시험인 GSAT(삼성직무적성검사)에서 상식 영역을 폐지했으며, 현대자동차는 역사에세이 과목을 없앴다. 제조업 특성상 이공계생을 많이 뽑는 두 기업은 “이공계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이같이 과목을 줄였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기업들의 이런 조치로 SK그룹도 하반기 대졸공채에서 한국사(10문제)를 제외했으며, CJ그룹도 인적성검사에서 인문소양분야를 출제하지 않았다. 포스코도 입사시험에서 회사 관련 내용, 경제·경영분야로 분야를 줄였다. 내년에는 이런 움직임이 다른 기업에 더 확산 될 것으로 보인다.현재 LG그룹은 필기시험에서 한국사,한자를 각 10문항씩 출제하고 있다.
◆삼성 GSAT서 ‘상식’폐지
삼성은 지난해 12월 삼성커리어스닷컴을 통해 올 상반기 대졸 신입공채부터 GSAT(삼성직무적성검사)에서 ‘상식’영역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응시과목은 △언어논리 △수리논리△추리 △시각적사고 등 4과목으로 줄게 됐다. 시험기간과 문항수도 115분 110문항으로 바뀌었다.
GSAT의 상식과목은 50문항에 25분의 제한시간동안 풀어야 하는 과목이었다. 출제범위는 삼성의 최신기술뿐아니라 경영,공학,사회,역사,문화,시사상식 등 다방면에서 문제가 출제돼 응시생들이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삼성관계자는 “이공계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경우 직무와 연관된 전공을 중시하는 상황에서 응시생들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의도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의 일률적인 공통된 지식평가보다는 각사의 인재채용에 맞는 직무지식 평가의 필요성이 높아져 상식과목을 제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식영역이 빠진 후 치러진 시험에서 응시자들의 반응은 “한결 쉬웠다”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인문계 출신들은 그나마 강점이었던 상식 영역이 없어지자 “난해한 수학을 풀어야 해서 더 경쟁률이 심해졌다”고 반응했다.
◆현대차는 ‘역사에세이’ 없애기도
현대자동차는 올 3월 5일 개최한 상반기 대졸 채용설명회에서 ‘역사에세이’를 없앤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2013년부터 실시해온 역사에세이를 이번 상반기 공채부터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다. 현대차가 역사에세이를 없앤 배경에는 지원자들이 역사에세이 준비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이로인해 사회적 비용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역사에세이는 이공계생의 지원이 많은 현대차에 그동안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역사에세이를 폐지하면서 직무중심의 채용은 확대했다. 인턴·경력채용을 확대했으며, 특히 연중 수시채용을 통해 우수한 경력자를 뽑았다. 김영기 현대차 인력운영실장(이사)는 “자동차 산업과 전자산업의 경계가 모호해 지면서 현대차는 ‘모빌리티 컴퍼니’로 변화하고 있다”며 “친환경, 자율주행, 커넥티드카에 적합한 인재를 집중적으로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 두차례 상·하반기 공채 이외 △연구개발(R&D) △플랜트 △신사업전략 △경영지원 △국내영업 등 분야에서 다섯차례의 상시채용을 진행했다. 또한, 상반기 공채에서는 소프트웨어(SW)신입 채용을 신설하고, 인턴분야에서는 디자인 엔지니어링 부문을 신설하기도 했다.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첨단 4차 산업혁명 분야 인재는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연중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차의 이런 움직임에 현대모비스도 창의서술 평가도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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