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폐원 예정인 제일병원 인수 참여

입력 2019-01-01 17:48  

쌍둥이 자녀 이곳서 출산
"회생절차 땐 컨소시엄 참여"



[ 박진우 기자 ] 배우 이영애 씨(사진)가 사실상 폐원 수순을 밟고 있는 서울 중구 제일병원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이씨 측 관계자는 “제일병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통해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이씨 등 몇몇이 병원을 인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이씨는 쌍둥이 자녀를 제일병원에서 출산했다. 지난해 4~5월 병원 사정이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도울 방법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병원은 1963년 12월 국내 첫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 문을 열었다. 이씨 외에도 배우 고현정 씨 등 유명 연예인이 이 병원에서 출산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가 3∼4세도 이곳에서 태어났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사촌지간인 설립자 이동희 씨의 유언에 따라 1996년 삼성의료원에 무상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가 아들 이재곤 씨가 2005년부터 재단 이사장을 맡아 독자 운영에 나섰다. 2009년에는 국내 최초로 여성암센터를 설립했고, 제일의학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초의학과 임상연구에 대한 투자도 했다.

하지만 병원 독립 이후 이뤄진 무리한 투자로 경영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저출산 여파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매년 줄면서 경영난이 가중됐다. 지난해 6월에는 병원 측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금 일부를 삭감하자 노조가 반발하면서 전면 파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당시 취임한 신임 병원장마저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사퇴해 현재 병원장은 공석 상태다. 최근에는 간호사를 비롯한 일반 행정직원뿐 아니라 의료진 월급도 지급하지 못하면서 외래진료마저 중단됐다.

병원 측은 마지막 돌파구로 병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1200억원이 넘는 부채 등의 문제로 인수 의사를 밝혔던 동국대와의 협상이 지난해 무산됐고, 최근에도 한 의료법인과의 협상까지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병원은 이달 법정관리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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