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놓고 엇갈린 평가
與 "합의 이행의지 높이 평가"
한국당 "보유 核 얘기는 안해"
바른미래 "北 비핵화 행동 필요"
'개성공단 재가동' 큰 시각차
與 "남북관계 개선 의지 환영"
한국당 "정부가 수용하면 안돼"
[ 하헌형/김소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발표한 신년사에 대해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범여권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호평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은 “비핵화와 관련해 진전된 태도를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김정은의 ‘조건 없는 남북한 협력사업 재개’ 제안에 정부가 응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낸 논평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이 (북측의) 불변한 입장이자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다”고 했다. 이어 “남북 정상이 지난해 합의한 사안을 이행하기 위한 (김정은의) 의지를 신년사에 담은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2018년이 한반도 평화 정착의 원년이었다면 2019년은 한반도 평화 체제 구현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한 해가 되도록 정부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미국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것도 앞으로 있을 미·북 정상회담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내용과 형식 면에서 개혁·개방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쇄적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접점을 찾는 정치력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남북 관계가 진전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이 같은 관계를 앞으로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김정은이 ‘핵무기를 만들지도, 사용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대단한 비핵화 의지가 있는 것처럼 말했지만, 보유 중인 핵을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김정은의 신년사를 ‘진정성 없는 메시지’로 평가 절하했다. 그는 김정은이 “미국의 제재가 계속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한 것에 대해 “협박성 엄포”라며 “‘선제적 비핵화 상응 조치’ 주장은 우리로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제재 완화를 원한다면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를 먼저 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야는 김정은이 제안한 ‘전제 조건 없는 개성공단 재가동 및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서도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홍 수석대변인은 “남북 관계 개선을 향한 확고한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했다. 김정현 대변인도 “개성공단 정상화 등의 언급은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반면 김병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의미 있는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수용할 수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가 국제 제재 위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두 사업 재개의 열쇠는 사실상 북한이 들고 있다”며 “비핵화를 통해 국제사회 제재를 벗어날 때만 가능하다”고 했다.
하헌형/김소현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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