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채권시장 당분간 강세 지속"

입력 2019-01-02 14:06   수정 2019-01-02 16:48

도전 2019 - 채권·상품시장 전망

장기 원화채권 매력적 투자 대상
금리 반등 대비 단기채 고려도

국제유가·구리 가격 급격한 하락
美·中 무역전쟁이 핵심 변수로



[ 최만수 기자 ] 채권시장은 수년간의 부진을 털고 작년 하반기부터 수익률 회복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2019년에도 안전자산 선호로 인한 채권시장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장·단기물 금리가 당분간 하락세(채권 가격 상승)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채권금리 하락세 지속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817%로 마감했다. 지난해 5월 중순 이후 약 0.4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14일엔 기준금리(연 1.75%)와 엇비슷한 연 1.781%까지 떨어졌다. 장기금리의 하락폭은 더 가파르다. 7개월 전 연 2.7%대였던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948%까지 내려앉았다.


한국은행이 작년 11월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는데도 채권금리의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 국내 주요 경기지표가 줄줄이 악화되자 경기 비관론이 증폭되며 금리를 짓눌렀다.

경기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국제 유가와 구리 가격은 최근 급격히 떨어졌다. 작년 9월 말 배럴당 73.25달러였던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지난달 28일 45.33달러까지 떨어졌다.

국제 구리 가격(런던금속거래소 기준)은 작년 6월 초 t당 7263달러에서 6018달러로 17.1% 하락했다.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던 미국 경기마저 중국과의 무역전쟁 장기화로 꺾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 게 원자재값 하락의 주원인이다.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이 상승하면서 채권 투자자들은 증시 하락장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국내 주식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돈은 채권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작년 12월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3회에서 2회로 조정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 것도 채권시장 강세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채권금리 하락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추가 금리 하락 여지가 있는 장기채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국내 기준금리가 동결된 상태로 국내외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기 원화채권이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채 분산투자도

일각에선 “그동안 금리 하락폭이 컸던 만큼 반등에 대비해 단기채권 위주로 투자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재춘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공격적으로 장기채권을 매수해 뭉칫돈이 묶이는 것보다 만기까지 보유해 원리금을 회수한 뒤 다른 투자처로 갈아타기 쉬운 단기채권에 투자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미국 단기채에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단기금리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 미 국채 3개월물 금리는 2.39%로 S&P500 기업의 배당수익률인 1.9%보다 높아졌다.

미국 단기금리가 상승하면서 미국 단기채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유입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단기채권을 편입한 펀드와 ETF의 순자산은 5700억달러로 증가했다. 작년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훼손되는 과정에서 단기채 수요가 늘면서 순유출이 발생한 신흥국 채권과 고수익 채권 펀드의 순자산을 넘어섰다.

2017년 한 해 6조원어치 이상 팔리며 열풍을 일으켰던 브라질 국채는 지난해 8월 말 연간 환산 손익률이 -20%까지 떨어졌다가 한 달 반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시장 친화적인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고질적인 재정적자 문제가 풀릴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올해엔 브라질 채권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관측과 분할 매수를 고려할 때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김혜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라질 경기 개선세가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기준금리 인상 논의는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브라질 금융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이슈는 연금개혁 법안 통과 여부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의 상황을 종합해볼 때 연금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다만 통과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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