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강점 분석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
부동산PF 사업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흥행몰이'
홍콩법인에 유상증자 참여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가속화
작년 하반기부터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하루평균 거래대금, 신용공여 잔액 등 각종 증시 지표가 증권업계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로 인해 증권사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런 와중에 대형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위주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투자은행(IB) 부문의 이익기여도를 확대했다. 그 결과 악화된 시장 상황에도 양호한 실적을 보여줬다. “증권사들은 증시 상황에 따라 이익 규모가 결정된다”는 과거의 평가에서 탈피하는 분위기다. 다른 대형 IB들과 마찬가지로 NH투자증권 또한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NH투자증권의 작년 3분기 순이익은 1056억원이다. 이는 거래 활성화로 증권업계가 호황을 누렸던 작년 1분기(1200억원) 2분기(1170억원)와 비슷한 규모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올렸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세부 실적을 살펴보면 브로커리지 부문의 영업수익이 전 분기 대비 34.0% 감소하는 등 리테일 부문에서는 실적이 악화됐다. 이를 안정적인 IB부문 성과, 운용손익 개선 등으로 만회했다.
NH투자증권의 IB 딜소싱 역량은 실적 차별화의 키 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 IB사업부는 전통적 IB 영역에서 업계 최강의 지위를 수년간 유지하고 있다. 인수합병(M&A), 인수금융, 구조화금융, 부동산금융 등 IB 전 부문에 걸쳐 높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증권사는 작년 1~3분기 누적으로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 주식발행시장(ECM)에서 주관 1위, 국내 채권 대표주관 2위 등의 성과를 올렸다. 이런 경쟁력을 앞세워 NH투자증권 IB 부문은 올해 예정된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IPO와 서울스퀘어 매각, 여의도 MBC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과 같은 대규모 딜을 통해 회사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완료된 NH투자증권의 ‘나인원한남’ 부동산PF 후순위대출 리테일 셀다운(재판매)은 향후 증권사 수익구조의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기자본투자(PI)·IB·자산관리(WM) 협업의 성공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상품은 NH투자증권이 대신F&I의 나인원한남 프로젝트에 제공한 후순위대출 500억원을 기초자산으로 개발됐다. NH투자증권은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리테일상품에 안정성을 더하기 위해 고유자금 500억원을 후순위 2종으로 출자했다.
이처럼 NH투자증권은 IB 부문의 딜소싱 역량을 바탕으로 매력적인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리테일 상품 경쟁력 강화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단순 IB 강자에서 자본시장의 플랫폼 플레이어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작년 초 취임한 정영채 사장이 취임 초기부터 제시했던 청사진을 적극적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본사 사업부문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홍콩 현지법인 유상증자에 참여해 1404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늘어나고 있는 해외 대체투자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해외 부문의 딜소싱 역량 확대는 대형 증권사의 주요 차별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런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 정부는 정책적으로 국내 증권사의 대형화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이런 우호적인 정부정책 기조 아래 NH투자증권의 IB 경쟁력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28일부터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확대됐다.
작년 5월 사업인가를 받은 발행어음 잔액은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1조4000억원에 달해 순조롭게 증가했다. 어음 발행을 통한 이 회사의 자본력 확충은 인수금융 등에서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식 투자자 입장에선 높은 배당성향이 NH투자증권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이 회사의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은 2016년 51.1%, 2017년 43.0%로, 업종 최고 수준이다. 여론에 비교적 민감한 NH금융지주에 편입돼 있다는 점도 NH투자증권이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sean_chang@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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