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책의 실무 맡은 중추" vs "큰그림 아직 못 보는 풋내기"

입력 2019-01-04 17:51  

커버스토리 - 사무관 그들은


[ 임도원/김일규 기자 ] “정책 결정 과정의 함의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위치에서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017년 말 적자국채 발행과 관련한 외압 의혹을 폭로한 신 전 사무관에 대해 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재부가 지난 2일 신 전 사무관의 기자회견 직후 “근무기간 3년 정도의 사무관이 접근할 수 있는 업무 내용에는 많은 제한이 있다”고 반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말단 공무원’이던 신 전 사무관이 내막을 알면 얼마나 알았겠느냐는 취지의 반응들이다.

반면 기재부(당시 경제기획원)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사무관은 특정 정책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가장 핵심 실무자”라고 강조했다.

신 전 사무관의 폭로 이후 사무관의 위상과 영향력이 새삼 조명받고 있다. 사무관은 5급 국가공무원 공개채용시험(행정고시)에서 수십 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한 ‘공인 엘리트’들이 임관(任官)하면서 맡는 직위다. 정부의 허리를 담당하며 ‘공무원의 꽃’으로 불린다. 하지만 부처 내 지위상 ‘영혼 없는 정책 기술자’라는 평가도 받는 게 현실이다. 이들은 국가 정책 실무의 중추일까, 아니면 정책 접근이 제한된 ‘풋내기’일까. 청와대 압력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제2의 신재민’ 출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사무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도원/김일규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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