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스펙트럼 운영 중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회사로 변신
현대자동차가 새 시장 개척에 집중하는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차 구매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갈수록 거세지는 수입차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서다. 최근 들어서는 ‘구독경제’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7일 현대차는 새로운 차량 판매 방식인 ‘현대 셀렉션’을 선보였다. 현대 셀렉션은 소비자가 월 이용료를 내고 원하는 차량을 골라 탈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선 첫 시도다.
임대 가격과 보험료 등이 포함된 월 이용료는 72만원이다. 주행거리에 제한은 없으며 차량 교체(월 2회 한정) 시 3일 전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예약하면 된다. 중형 세단 쏘나타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 해치백 벨로스터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매번 차량을 바꿔도 요금 변동은 없다. 재계약, 수수료 부담, 거리제한도 없어 장기 렌터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구독경제로 평가받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 세계적 공유경제 흐름에 발맞춰 현대 셀렉션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며 “다양한 차종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도 이와 같은 ‘스펙트럼’ 서비스를 도입했다. 월 이용료 149만원을 내면 중형 스포츠 세단 G70, 대형 세단 G80 등을 마음대로 바꿔 이용할 수 있다.
이 같은 구독경제는 해외 시장에서 이미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독일 스포츠카 업체 포르쉐는 ‘포르쉐 패스포트’라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한 달에 2000달러(약 220만원)를 내면 미드십 스포츠카 박스터와 카이맨 등 차량을 골라 탈 수 있다.
볼보자동차는 지난 10월 독일에서 정기구독 상품을 도입했다. 월 498유로(약 63만원)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40을 운전할 수 있다. 이 밖에 벤츠 등도 같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의 이 같은 시도는 신차 구매가 줄어드는 데 대응하는 차원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 한 해 세계 차 판매가 0.1% 증가한 9249만 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 봤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은 경제적 능력을 감안해 차량을 소유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완성차 업체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지난 9월 제조 업체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이동성) 솔루션’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점차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는 제조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정 수석부회장은 당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모빌리티 변화는 생활 뿐 아니라 환경 에너지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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