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연이은 악재 딛고 수주목표 달성에 흑자 전환

입력 2019-01-07 17:35  

작년 매출 31% 증가한 2.7兆

수리온 필리핀 수출 무산에도 기체부품 수주목표 1兆 초과
"김조원 사장, 사업다각화 성과"



[ 김보형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고등훈련기(APT)사업 탈락과 기동헬기 수리온(KUH-1) 필리핀 수출 실패 등 연이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과 수주 목표를 달성하며 경영 정상화 기반을 마련했다. 군수시장에 치우쳤던 사업 구조를 항공기 부품 등 민수 분야로 다각화한 김조원 KAI 사장의 경영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AI는 전년보다 31% 증가한 2조7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90억원 적자에서 1680억원대 흑자로 전환했다. 군(軍)의 수리온 전력화 재개 결정과 보잉 등 민항기 기체 구조물 수출 증가가 맞물린 효과다.

수주 실적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AI의 작년 수주액은 2조8790억원으로 전년보다 9000억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 초 세운 목표치(2조6775억원)를 7%가량 초과 달성했다. APT사업 수주 실패 등으로 T-50A 등 완제기 수주는 1613억원에 그쳤지만, 항공기 기체 부품 분야에서 목표치(1조2506억원)를 크게 웃도는 2조3699억원을 수주했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업체인 보잉사로부터 B737 꼬리 날개 제작 사업을 5255억원에 수주하는 등 민수 분야 수주가 급증한 덕분이다. 수주 잔액(남은 일감)도 18조원에 달한다.

KAI는 올 1분기에도 보잉 B787과 걸프스트림 G280 등의 날개 구조물 분야에서 1조원 이상을 수주할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KAI는 작년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김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사수주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기체 구조물과 우주항공 부품, 무인기 등 미래 사업 분야 수주 확대에 나서고 있다.

김 사장이 신사업으로 추진해온 항공정비(MRO) 분야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KAI의 MRO 자회사인 한국항공서비스는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 B737-800NG 항공기 1대의 중정비를 맡는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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