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등 산악구조대 해산
조난·추락 등 신속대응 못해 산악인들 사이에 불만 팽배
홍보단·야구단 등도 해체 수순
경찰 2만명 뽑지만 현장 혼란
"민생치안은 예방이 핵심인데…인력 부족에 방범 활동 위축"
[ 이현진/박진우/임락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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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구조대 해산 결정
7일 경찰청에 따르면 도봉산 북한산(사진) 등에 배치된 경찰 산악구조대가 이르면 이달 안에 해산할 예정이다. 구조대에서 근무하던 의경들이 차례로 제대하면서 인력 공백이 생겼지만 충원이 안 됐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해당 산의 시설관리공단이나 소방서에서 구조를 도맡아야 한다. 산악구조대 출신의 한 경찰은 “구조 외에 경찰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관할 파출소에서 출동해 산을 타야 한다”며 “치안센터로라도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봤지만 의경이 없으면 유지가 안 돼 해산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당장 산악인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나온다. 산악구조대가 사라지면 조난 추락 실종 등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구조 외에 분실물 관리, 위법행위 단속 등 산악구조대가 해온 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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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범 순찰 횟수 줄어들 것”
전체 경찰 인력의 15%가량을 차지하는 의경이 없어지는 사태를 대비해 경찰청은 지난해부터 경찰관을 매년 3700명씩 선발, 총 2만 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매년 선발되는 3700명 중 1700명은 민생치안을 담당하고 나머지 2000명은 의경 역할을 대체한다. 폭력 시위가 줄어든 만큼 충분히 치안 공백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경찰청의 판단이지만 현장의 생각은 다르다.
일선 서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방범순찰대다. 의경으로 이뤄진 조직인 만큼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선 서 방범순찰대장은 “민생치안은 직접 범인을 잡기보다는 순찰을 통해 범죄예방 활동을 하는 게 핵심”이라며 “경찰이 의경을 대체하더라도 절대적인 숫자가 줄기 때문에 현재 월 10회가량 나가는 방범순찰 횟수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경이 하던 업무를 가져와야 하는 일선 경찰의 불만도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위 진압·출동이 잦은 기동대와 경비과 업무가 대표적이다. 일선 서 수사과장은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몸이 상하는 경우도 많고 전문성도 기르기 어려워 경찰끼리는 ‘때운다’고 표현한다”며 “기동대 등에 속한 의경이 줄어들면 경찰이 대체해야 하기 때문에 반발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진/박진우/임락근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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