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10조원 규모 바라보는 일본의 농수산물 수출

입력 2019-01-08 10:44   수정 2019-04-08 00:01


올해 일본의 농수산물 수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한국 등 많은 나라들이 일본산 농수산물 수입을 규제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에서 일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산 식재료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일본의 농수산물 수출액은 7341억엔(약 7조5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전체로는 총 9000억엔(약 9조2661억원)어치 농수산물을 수출했을 것이라는 추산입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일본 정부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농수산물 수출 1조엔(약 10조2900억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최근 “(2019년 농수산물 수출)1조엔의 목표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섰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농산물 수출이 크게 늘어난 배경으론 일식의 글로벌화가 우선 지목됩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해외의 일식 레스토랑은 2017년 현재 약 11만8000여점으로 2년 만에 30%가량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최근 5~6년간 적극적으로 농수산물 수출을 지원하고 나선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본 농수산물 수출의 10%가량은 주류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해외 술 수출은 지난해 200억엔(약 2000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중국으로 수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올 1~10월에 대(對)중국 술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증가한 28억엔(약 280억원)에 달했습니다. 중국 수출 규모가 5년 전에 비해 7배가량 늘어난 것입니다.

일본산 쇠고기 수출도 사상 최대가 됐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1~10월 기준으로 쇠고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늘어난 188억엔을 기록했습니다. 배송단계 평균 단가가 ㎏당 7000엔(약 7만원) 가량의 고가라는 설명입니다. 홍콩, 대만 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 고급육 수출이 늘었다고 합니다. 일본산 녹차도 전년 동기 대비 4%증가한 122억엔 어치가 수출됐습니다.

수산물 중에서는 가리비와 해삼 수출이 중화권 시장을 중심으로 증가했습니다.

일본의 쌀 수출은 연간 35억~40억엔 정도로 아직 큰 규모는 아니지만 세계 최대 쌀 소비국인 중국이 지난해 11월말부터 니가타산 쌀 수입금지를 해제한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일본 입장에선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빗장이 걸린 쌀 수출의 숨통을 틔운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농수산 인력 감소라는 고질적 문제에 원전 사고 등 각종 악재가 겹쳤던 일본 농수산 업계가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입니다. 올해 일본의 농수산물 수출이 일본 정부의 계획대로 순항을 이어갈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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