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당장 장관은…" 선긋기
임 前실장 "꽃길 걷진 않겠다"
총선때 종로·중구 등 출마 거론
한병도·윤영찬은 총선 준비할 듯
[ 박재원 기자 ]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사진)은 8일 “올해 안팎으로 더 큰 시련과 도전이 예상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더 힘을 내서 국민과 함께 헤쳐나가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 인선 발표를 끝으로 1년9개월간의 청와대 생활을 끝냈다.
정치권에서는 그러나 임 전 실장 사퇴를 새로운 정치인생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 장관 입각설부터 차기 총선에서 험지 출마 가능성 등 곳곳에서 ‘역할론’이 제기되며 여권에서 존재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임 전 실장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자연인’으로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입각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청와대에서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을 맡아오면서 통일부 수장으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당장 장관으로 자리를 옮겨가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16~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임 전 실장의 차기 행보는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는 16대 서울 성동, 17대 서울 성동을 지역구 의원을 지냈다. 하지만 정치적 무게감이 달라진 데다 현역 의원들이 텃밭을 다진 과거 지역구로 뛰어들긴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는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 종로와 중구 등이 유력 출마지로 거론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느 지역이 됐든 당에서 필요로 하는 험지 출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부연했다.
임 전 실장도 “꽃길을 걷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라고 한다. 국회의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낸 임 전 실장을 이미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하는 여권 관계자들도 있다.
청와대를 떠난 한병도 전 정무수석과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도 총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고향인 전북 익산시갑 국회의원을 지낸 한 전 수석은 고향으로 금의환향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차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윤 전 수석은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 중원에 출마하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진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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