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쇼트트랙대표팀 '간판 스타' 심석희(22·한국체대)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로부터 4년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9일 오전 11시 서울정부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모든 제도와 대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노 차관은 "어젯밤 조 전 코치의 상습 성폭행 사건을 접하고 이런 일을 예방하지도 못했고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선수를 제대로 보호하지도 못한 정책 담당자로서 먼저 피해 당사자와 그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노 차관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더욱 강화하고 성폭력 가해자는 체육 관련 단체에서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라며 "성폭력 등 체육 관련 비위 근절을 위한 민간 주도 특별 조사를 실시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체육 단체에 성폭력 전담팀을 구성하고 피해자 보호 제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선수촌 합숙훈련 개선 등 안전한 훈련 여건을 마련하고 성폭력 예방책을 강화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전날 심석희는 2014년부터 조 전 코치로부터 강제추행, 성폭행을 당했다고 변호인을 통해 주장했다. 심석희는 조 전 코치의 항소심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이같은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석희 변호인단은 지난해 12월 1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상해)’ 등의 혐의로 조 전 코치를 추가 고소했다.
심석희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4년부터 성폭행이 시작됐고 평창 겨울올림픽을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까지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심석희는 범행 때마다 "운동을 계속할 생각이 없느냐"는 협박과 무차별적인 폭행에 시달렸다고도 털어놨다. 심석희가 밝힌 구체적인 범행 장소는 한국체대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라커룸 등이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 측은 "성폭행은 말도 안된다"라고 반박했다고 전해진다.
한 빙상업계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선수들도 부모들도 성폭행 의혹 보도에 깜짝 놀랐다"라면서 "평소 조 전 코치가 심석희 이웃에 살고 있으면서도 아버지와 만나면 만났지 선수와는 술자리 등 개인적인 자리도 일절 갖지 않고 나름 거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예전 한 코치가 성적 문제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어서 그 소문은 알고 있었지만 조 전 코치는 상당히 의외였다"라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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