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선 기자 ] 지난해 3월 분양한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더샵 레이크시티’ 오피스텔은 입주자들에게 전용 라운지 식당에서 ‘삼시세끼’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앞세워 큰 인기를 모았다. 식사를 준비하기 어려운 맞벌이 주부는 물론 바쁜 직장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딱 들어맞는 상품이어서다. 이 같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린 건 문주현 엠디엠(MDM) 회장이다.
문 회장은 “디벨로퍼는 도시 공간의 창조자”란 소신을 갖고 있다. 상상력을 불어넣어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하는 사람이라는 뜻에서다. ‘주거용 오피스텔’이라는 상품을 만든 이도 문 회장이다. ‘호텔에서는 일하고 자는데 오피스텔에선 왜 안 되느냐’는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 아이디어였다.
디벨로퍼란 아파트, 상가, 레저시설 등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공간을 공급하는 사람이다. 국내 디벨로퍼 역사는 짧다. 원래 부동산 개발 업무는 건설사가 주도했다. 외환위기 이후 건설사들이 부채비율을 줄이고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땅 매입을 꺼리기 시작했다. 개발과 시공이 분리되는 계기가 됐다. 디벨로퍼들은 상품 기획, 부지 매입, 자금 조달, 시공사 선정, 설계, 마케팅 등의 역할을 진두지휘하다 보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유되곤 한다.
1세대 디벨로퍼로서 문 회장의 책임감은 누구보다 강하다. 한탕주의식 개발이익만 추구하는 업체들은 디벨로퍼 자격이 없다고 일갈한다. “기업은 영속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해야 진정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벨로퍼 모임인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도 맡고 있는 문 회장은 특히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그는 “도시 경쟁력은 디벨로퍼에 의해 높아진다”며 “프로젝트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개발 사업을 구상할 때마다 ‘자신을 판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수요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확신이 들지 않으면 상품을 내놓지 않겠다는 것이 신념이다.
그는 서울 한복판에 일본의 롯폰기힐스와 같은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주거와 호텔, 업무, 엔터테인먼트, 쇼핑 등이 하나로 어우러진 꿈의 도시(compact city)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디벨로퍼 문주현이 반드시 해내야 할 사명이라고 믿고 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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