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베이징 무역협상 마무리…일단 파국 면했다

입력 2019-01-0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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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표단 "잘 돼 간다" 일부 쟁점 합의 시사
라이트하이저·류허, 장관급 추가 협상 나설 듯



[ 유승호 기자 ] 미국과 중국의 차관급 무역협상이 9일 마무리됐다. 지난 7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중국이 미국 상품과 서비스 수입을 늘리고 시장 개방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견해 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무역전쟁 재개라는 파국을 피하고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불씨는 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중은 이번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후속 협상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 등 장관급 이상이 참석할 전망이다.

미국 측 협상단 일원인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담당 차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잘되고 있다”며 “우리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좋은 협상 결과는 중국과 미국 양국에 모두 유익할 뿐 아니라 세계 경제를 위해서도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양국이 일부 쟁점에서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르지 않았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뒤 이뤄진 양국 간 첫 접촉이었다.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차관이 협상 대표로 나섰다. 7~8일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9일까지 하루 연장됐다. 이를 두고 양측 의견 차가 상당히 좁혀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8일 트위터에 “중국과의 협상이 아주 잘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협상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새 외국인투자법 초안을 마련하고, 미국산 차량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잠정 중단하는 등 적극적인 타결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강제 기술 이전 등에는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입장에서 중국의 약속 이행을 보장할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협상 쟁점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은 비합리적인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합의는 쌍방의 양보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합의한 휴전 기간은 3월1일까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때까지 중국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000억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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