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이 사업화되는 CES
매번 찾을 때마다 놀라운 경험
[ 도병욱 기자 ]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 현장을 찾았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글로벌 기업의 기술력을 직접 보고, 새롭게 등장한 기술을 SK그룹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최 수석부회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와 만나 “인공지능(AI)이 생각보다 많이, 또 빨리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며 “이런 진화를 SK에 어떻게 적용해 고객에게 전달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CES 2019 개막일인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10여 개 부스를 방문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이완재 SKC 사장이 동행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인텔, 엔비디아, 포드 등의 부스를 찾아 20~30분씩 전시물을 둘러보고 설명을 들었다. 그는 기아차 부스에서 탑승자의 감정을 읽는 장치가 달린 체험장치를 직접 조작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엔비디아 부스를 방문했을 때는 실무진에게 자율주행에 대해 20분가량 질문하고 답변을 들었다. 하늘을 나는 택시를 개발한 벨헬리콥터를 방문해서는 어떤 엔진을 탑재했는지, 몇 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을 끊임없이 쏟아냈다. 최 수석부회장은 “인간의 상상력과 거기에서 나오는 기술의 진화, 그 진화가 사업화돼가는 모습을 보는 건 CES를 찾을 때마다 느끼는 큰 기쁨”이라며 “현대·기아차의 콘셉트카를 통해 이동수단이 삶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직접 체험했고, 전기로 움직이는 드론형 대형 헬기를 경험한 것도 이색적이었다”고 평가했다.
SK그룹 4사(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C)가 합동으로 세운 부스도 찾았다. SK그룹이 CES 전시장에 부스를 차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꼼꼼하게 모든 전시물을 점검한 뒤 주변 직원들에게 “내년에는 부스 크기를 더 키우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도 이날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부스를 방문했다.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9일 CES 행사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일가가 아닌 CEO들도 전시장을 둘러봤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과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사장)은 함께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정보나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장비)와 디지털 콕핏(계기판)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라스베이거스=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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