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가상화폐 시장 결산 보고서
지난해 가장 많은 수익률 기록한 ICO는 '거래소'
글로벌 토큰 분석 에이전시 '토큰인사이트'가 지난 한 해 동안 가상화폐(암호화폐)시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평균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72조4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애플의 평균 시총인 871조2000억원의 ‘12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초 전체 암호화폐 시총은 8500억달러(약 951조원), 사상 최고치로 시작했지만 연말에는 7분의 1 수준인 1300억달러(약 145조원)로 하락 마감했다.
이같은 하락장에도 지난해 매월 100개 이상의 분산형 어플리케이션(dApp)이 출시되는 등 블록체인 분야의 다양한 사업적·기술적 발전이 이뤄진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한경닷컴과 토큰인사이트, 암호화폐 전문 컨설팅회사 블록72가 함께 2018년 블록체인 업계 전반을 평가했다.
◆ 2018년 암호화폐 시장 '10년만의 최악의 해' 맞다
2018년 암호화폐 시장은 전체 글로벌 자산 시총 713조 달러(약 79경7376조원)의 0.08 %에 불과했다. 전통 자산에 비해 시장 규모가 현저히 작았다. 성장하던 암호화폐 시총은 1년간 무려 78% 가량 감소하며 지난 10년 역사상 최악의 해를 맞았다.
단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여타 전통 자산시장들도 마찬가지였다. '바클레이 캐피털 채권시장 지수'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지수' 등 기존 시장 지수들도 2018년 한 해 동안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 개발중단에 자금악화…ICO시장 수익률 1위는 '거래소'
지난해 진행된 암호화폐 공개(ICO)는 월별 기준으로 3월에 비해 12월에는 57% 수준으로 감소했고 ICO로 조달된 자금 규모 역시 21%까지 급격히 줄었다. 또한 지난해 ICO를 마친 2076개 프로젝트 가운데 32.8%(680개)가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집계됐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프로젝트 중에는 중앙화된 ‘거래소 프로젝트’가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플랫폼 프로젝트, 일반 가치상품, 기타 응용 프로젝트들의 수익률이 높은 편이었다.
2017~2018년 ICO는 새로운 자금조달 방식으로 각광 받았으나 시장 전반의 하락세와 규제 이슈, 프로젝트의 재무관리 실패 및 소위 ‘스캠(사기성)’ 프로젝트 난립 등 부정적 요인 때문에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9년에는 증권형 토큰 공개(STO) 등 새로운 자금조달 방식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퍼블릭 체인, 작년 다양한 가능성 발전시켜
지난 한 해 퍼블릭 블록체인(비트코인·이더리움 등 대중이 노드 생성에 참여할 수 있는 암호화폐)은 확장성, 보안 및 탈중앙화 등 블록체인 기술의 주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펼쳤다. 특히 확장성·개인정보·보안·거버넌스·상호운영성 측면의 기술적 발전이 있었다.
기존 기업들은 퍼블릭 체인을 통해 사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제품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블록체인의 대중적 채택(mass adoption)에 한 발짝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IBM은 암호화폐 스텔라 기반의 결제 플랫폼 ‘월드 와이어’를 론칭한 게 좋은 사례다.
2019년에는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 상당수가 메인넷 론칭을 앞두고 있어 산업 활성화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 암호화폐 채굴해도 남는 게 없어…채굴시장 위협
전기요금이 킬로와트당 0.06달러(약 67원)라 하면 대표적인 암호화폐 채굴기 ‘엔트마이너 S9’ 의 전기세는 비트코인 당 3500달러(약 391만원)에 달한다. 비트코인 채굴에 소요되는 전기세가 시장가 차이가 거의 없어져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채굴 시장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소규모 채굴장은 수익성이 떨어져 대형 채굴장 위주로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채굴장들은 수익모델 확보를 위해 월렛, 거래소, 금융 수단 등으로 영역을 넓혀갈 가능성이 있다.
◆ dApp, 2019년 실사용 사례 증가 전망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에는 매월 100건 이상의 dApp이 출시됐다. 2018년 12월 기준 총 2294개의 dApp이 시장에 나왔고 이들의 하루 실사용자 수(DAU)는 4만8540명 수준을 기록했다. 월별 dApp 사용자 수는 저장, 거래소, 금융, 도박, 월렛 분야 등이 많았다.
2019년 들어 실사용 사례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지난해 아시아에서 활발하게 진행된 리버스 ICO(기존 사업이 있는 회사들이 진행하는 ICO)의 결과물이 올해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 월렛서비스, 법정-암호화폐간 거래 돕는 도구로 변화
2018년 기준 암호화폐 월렛 300여개가 존재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금융 서비스도 제공했다. 콜드월렛(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암호화폐 지갑)은 거래소보다 안전한 저장장치로 자리 잡았고, 핫월렛(인터넷과 연결된 암호화폐 지갑)은 dApp으로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
앞으로 월렛은 탈중앙화 거래소(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블록체인 시스템상에서 모든 거래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거래소) 역할까지 겸하며 법정화폐와 암호화폐 간 거래를 돕는 결제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파생상품과 보험, 수탁 서비스 등 더 다양한 서비스로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흔히 블록체인 산업에서의 1개월은 기존 전통 산업의 1년과 맞먹는다고 본다. 그만큼 블록체인은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으로 2018년도 많은 변화를 보였다. 블록체인·암호화폐 생태계 내 참여자들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빛을 발하려면 2019년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로젝트와 거래소, 규제당국 등 여러 행위자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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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인사이트·블록72 공동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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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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