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상징적 존재' 부각…결백 주장·지지세력 결집 의도

입력 2019-01-11 18:01  

양승태 '친정 회견' 강행 왜


[ 이인혁/고윤상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11일 오전 9시7분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면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자동차에 내린 지 10초 만에 청사 안으로 사라졌다. 이날 오전 9시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는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공격적인 질문을 피하지 않고 하나하나 답변했지만 10분도 안 돼 태도가 완전히 변했다.

그는 이날 ‘친정’인 대법원 앞에서 말문을 연 이유에 대해 “법원 한 번 들렀다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결백을 주장하기 위한 상징적 노림수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 전 대법원장의 행동에는 검찰청사 내 포토라인에 서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 법관은 “검찰 앞 포토라인에 서서 입장을 밝히고 기자들 질문을 받는 게 사법부 수장이었던 양 전 대법원장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수치였을 것”이라며 “대법원을 굳이 선택한 것도 자신은 법 앞에 당당하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원 내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법원이든 검찰이든 직접 이야기를 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주변인들의 조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다수의 양 전 대법원장 측근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지금 말을 하지 않으면 명예 회복할 기회가 없다”며 “이대로 들어가면 그냥 죽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법원장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인 만큼 아무 말 없이 들어가는 건 검찰 수사 내용을 인정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다.

기자회견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소속 50여 명이 나와 “양승태는 사죄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서초 법조타운 일대에서는 ‘양승태 사법농단 공동대응 시국회의’와 애국문화협회 등 진보·보수단체 회원 100여 명이 각각 시위를 벌였다. 경찰 1000여 명이 경비해 우려됐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인혁/고윤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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