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금융그룹인 하이난항공(HNA)그룹 관련 메리츠종금증권의 ‘위험 노출 금액’(익스포저)이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14일 나이스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HNA그룹에 대한 익스포저가 당초 1억 달러(약 1120억원)에서 지난해 말 2억3000만 달러(약 2500억원)로 늘어났다.
앞서 메리츠종금증권은 HNA그룹이 글렌코어 자회사 HGS 주식 51%를 인수하며 발행한 1억 달러 외화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에 2017년 12월 대출 확약을 제공한 바 있다. 지난해 말 HGS 인수금융 참여기관인 ‘윈난 에너지 인베스트먼트’가 인수금융에서 빠지면서 메리츠증권이 1억3000만 달러 규모를 만기 1년의 자산담보부대출(ABL) 형태로 인수, 익스포저가 불어났다는 설명이다.
김기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실장은 “자금난을 겪는 HNA그룹의 지급보증 이행 능력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메리츠증권이 인수한 자산담보대출의 실질적인 담보는 HGS의 지분가치로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HGS는 유럽 3개, 중동 1개, 아프리카 4개, 중남미 2개 등 총 9개 지역에서 석유 저장소 사업을 하는 사업법인을 소유한 홍콩 소재 지주회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HNA그룹에 대한 익스포저 변동 및 자금회수 진행상황은 물론, 메리츠종금증권의 우발채무 등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 건전성 변화, 자금조달 및 재무안정성 변동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HNA그룹 대출에 제공된 담보가치, 메리츠종금증권의 순이익 규모 및 수익성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도 “적기 상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익스포저가 증가하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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