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온라인몰서 단말기 따로 구입
원하는 통신사에서 개통해 쓰는
스마트폰 자급제 시장 확대 기대
[ 이승우 기자 ]
정부가 올해부터 자급제 스마트폰 활성화 정책을 시행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가 자급제폰 판매를 시작했다. 자급제폰 확대가 스마트폰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는 15일부터 온라인 쇼핑몰 스마트스토어에 휴대폰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자급제폰 판매자가 입점해 상품을 판매한다. 자급제폰과 해외출시폰, 공기계·중고폰 등 3개 카테고리로 구분해 스마트스토어 취급 상품에 포함시켰다.
단말기 자급제는 휴대폰 구입과 통신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대부분 휴대폰 구입은 통신사를 통해 이뤄졌다. 통신 서비스 가입과 휴대폰 구입을 동시에 하고 24개월 또는 30개월, 36개월 동안 휴대폰값을 통신 서비스 요금과 함께 내는 방식이다. 반면 단말기 자급제는 냉장고나 TV를 구입하는 것처럼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에서 휴대폰을 구입한 뒤 원하는 통신사에서 통신 서비스만 가입한다. 이렇게 해도 요금의 25%를 할인해주는 선택약정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선 네이버를 통한 자급제폰 판매가 시장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기존 오픈마켓, 종합쇼핑몰과 달리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게 입점과 등록,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가격 비교 등 연동 서비스와 카드 이용 등에 따른 결제 수수료만 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부터 자급제폰 활성화 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변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소비자 관점의 완전자급제 이행 방안’을 발표했다. 자급제폰 출시 확대와 유통망 확충, 개통 간소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가장 주목을 끄는 대목은 자급제폰 출시 확대다. 올해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공통으로 출시하는 모든 단말기는 자급제폰으로도 판매한다. 지난해 출시된 자급제폰은 삼성전자 갤럭시S9과 갤럭시노트9, LG전자 G7 씽큐와 V40 씽큐 등 고가폰 위주로 8종에 그쳤다. 올해는 자급제폰 수가 20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통신 3사가 출시하지 않는 자급제 전용 단말기도 늘어난다. 통신 3사 모델과 다른 독자 모델이 자급제폰으로 판매되거나 색상 등에서 차별화한 단말기 출시가 추진된다. 10만원대 자급제폰 출시도 예상된다.
정부는 자급제폰 활성화를 통해 휴대폰값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자급제폰 판매가 활성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유통 단계에서 가격을 낮출 유인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통신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든 데다 통신사들도 과거와 같은 불법 보조금 경쟁을 벌이지 않기 때문에 자급제폰 출시가 늘어난다고 해도 스마트폰 가격 인하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택약정 할인율이 20%에서 25%로 오르고 결합 할인이 늘면서 통신사를 바꾸지 않고 휴대폰만 바꾸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번호이동 건수는 566만601건으로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9.3% 줄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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