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자산 투자시장 선점하자"…증권업계 '잰걸음'

입력 2019-01-14 17:53  

삼성 '달러 채권전담 데스크' 신설
환전·세제 등 원스톱 서비스

KB '글로벌 원 마켓 서비스'
해외주식 원화 매수 땐 자동 환전



[ 임근호 기자 ] 증권업계가 연초부터 달러 자산 투자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달러 자산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늘자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삼성증권은 투자자들의 달러 채권 거래를 돕기 위해 본사에 ‘달러 채권 전담 데스크’를 신설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달러 채권 최소 매매 단위도 업계 최저인 1만달러(약 1100만원)로 낮췄다. 고영준 삼성증권 채권상품팀장은 “달러 채권은 국내 채권보다 최저 매매 단위가 크고, 환전과 세제 등 매매 절차가 복잡해 개인투자자가 거래하기 쉽지 않았다”며 “전담 데스크에서는 달러 채권 매매와 관련한 서비스와 투자자 문의를 원스톱으로 처리해준다”고 말했다.

달러 채권은 같은 투자등급의 원화 채권보다 금리가 높고, 주식 등 국내 자산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수요가 늘어난 만큼 발행도 증가해 지난해 한국예탁결제원에 등록된 달러 표시 채권은 2017년 대비 61.1%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합리적인 가격에 투자자들의 달러 채권 매도를 받아주는 시장 조성 역할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국채와 한국 기업이 발행한 달러 채권(KP)은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시장가로 매매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이날 해외 주식을 원화로 거래하는 ‘글로벌 원 마켓’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본토(A주), 홍콩, 일본 주식을 원화로 매수하면 자동 환전해 거래가 이뤄진다. 다른 증권사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있지만 별도의 환전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업계 최초다. 이채규 KB증권 WM사업본부장은 “해외 주식의 진입 장벽이 사라진 것”이라며 “해외 주식도 국내 주식처럼 쉽고 편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달러 자산이 이미 많이 올라 적극적으로 투자하기엔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위해 다양한 통화로 자산을 구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동안 짓눌렸던 신흥국 주식과 채권의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며 “달러 자산 비중 확대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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