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가하락으로 1주당 4만원선을 밑돌자 '삼구(39)전자'라는 별칭이 붙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고점(2018년 8월31일, 4만8500원) 대비 20%가량 빠졌다. 지난 4일에는 장중에 주당 3만6850원까지 내려가 5개월 동안 약 23%의 주가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 4분기(10~12월) '어닝쇼크(실적충격)'가 단숨에 주가를 끌어내린 것이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비관론이 시장을 번지면서 투자심리도 더욱 악화됐었다.
주가 4만원이 무너진 날은 지난달 14일. '4만원'은 액면을 쪼개기 전 가격으로 바꾸면 200만원이다. 200만원짜리 삼성전자 주가가 21개월 만에 100만원대로 내려온 셈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1월31일 보통주의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50 대 1) 줄이는 액면분할을 예고했었고, 액면분할 뒤 5월4일부터 거래가 재개돼 5만1900원에 거래를 끝냈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포털 증시토론방에서 삼성전자는 '삼구전자'라는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했다.
15일 오후 2시20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다시 4만원 위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1.75% 오른 4만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1일에 4만원을 회복했고, 18거래일 만에 복귀했다.
다만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매매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 5%대에 불과하던 것이 11%대로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삼구전자'란 굴욕을 딛고, 사상 최고가(2017년 10월30일, 5만7520원)에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도 나왔다. 반도체 주가가 1분기 중 바닥권을 통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주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증시분석가)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수출 증가율에 5개월 빠르게 반응한다"며 "반도체 업황 회복에는 미중 제조업 경기 개선이 필수인데 미중 제조업 지표와 한국 반도체 수출 증가율 간 상관계수는 0.83에 이른다"고 했다.
이어 "중국 제조업 지수가 한국 반도체 수출 증가율에 2개월 선행한다"며 "중국 제조업 PMI가 50을 연속으로 하회한 최장 기간은 7개월로, 2015년 위안화 쇼크 때였는데 그 당시처럼 7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반등한다면 2분기 말이 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 분쟁 해소 시 예상보다 빠른 2분기 초부터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면서 "이 경우에 반도체 업황은 2~3분기 중 저점을 확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주가는 업황에 5개월 선행하므로(시차 상관계수 0.86) 1분기 중 바닥권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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