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금액 3억달러에서 4억달러로 늘려
≪이 기사는 01월16일(06:3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첫 해외 채권 발행에 나선 한화토탈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모집액보다 다섯 배 많은 투자수요를 확보하며 해외 기관투자자들한테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토탈이 5년 만기 채권 3억달러(약 34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전날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해외 92개 기관이 15억달러(약 1조6800억원)의 매수주문을 넣었다. 전체 주문의 90%가 아시아, 나머지 10%는 유럽에서 들어왔다.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한화토탈은 넉넉한 투자수요가 모이자 발행금액도 4억달러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자금 조달비용도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해외 채권 금리는 5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보다 1.40%포인트 높은 연 4.10%로 정해졌다. 이 회사의 희망금리보다 0.2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화토탈 신용등급을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여덟 번째인 ‘Baa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아홉 번째인 ‘BBB’로 매기고 있다.
최근 실적 및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이 해외 기관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다. 한화토탈은 2017년 1조5162억원, 지난해 1~3분기 996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석유화학산업 호황에 힘입어 2016년 이후 3년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 유력하다. 벌어들인 현금으로 차입금을 갚아나가면서 2014년 말 2조7874억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총 차입금-현금성자산)은 지난해 9월 말 1조754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변화를 눈여겨본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이 회사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주요 주주인 글로벌 에너지기업 토탈이 지원사격에 나선 것도 ‘흥행’ 비결 중 하나로 꼽힌다. 토탈은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 지분 50%씩을 나눠 갖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토탈이 한화토탈의 채권 발행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임직원을 해외 기업설명회에 참여시키는 등 적잖은 공을 들였다”며 “이는 해외시장에서 한화토탈의 인지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한테 신뢰를 주는데도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토탈은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진행 중인 설비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대산공장 증설에 5500억원가량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도 5300억원을 투입한다. 2020년까지 총 1조4300억원을 들여 나프타분해시설(NCC)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주요 제품의 생산능력을 높일 예정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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