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주가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자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16일 오후 1시39분 현재 전날보다 2.41% 하락한 20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20만500원까지 밀리며 20만원선이 재차 붕괴될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이날까지 사흘 연속 내림세다.
셀트리온의 주가하락은 작년 3월부터 본격화됐다. 주가는 당시 사상 최고가(38만5140원,장중 기준) 대비 10개월 만에 반토막(약 47% 하락)이 난 상태다.
직전 고점인 30만6000원(2018년 9월17일)에 비해서도 33%가량 떨어진 주가 수준이다. 이에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금액)은 1년 만에 30조원에서 25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5조원이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지난달 초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계열사(셀트리온헬스케어) 보유지분 매도 소식으로 주가하락 폭은 더욱 깊어졌다. 2010년 첫 투자 이후 테마섹은 셀트리온의 장기 투자자로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작년부터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과 장내 매도로 지분을 잇따라 처분, 분위기가 뒤집어졌다.
테마섹은 작년 3월(224만주), 10월(362만5000주), 12월(154만여 주) 등 3차례에 걸쳐 장내외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매도, 4390억원가량의 투자자금을 회수했다. 테마섹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은 상장 당시 12.67%에서 현재 9.41%대로 낮아졌다.
올해 들어서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은퇴 선언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서정진 회장은 이달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0년 말 은퇴하겠다. 셀트리온그룹의 직접 판매망을 구축한 이후 후배들에게 경영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생각"이라며 "아들에게는 이사회 의장을 맡겨 소유와 경영을 철저하게 분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사의 합병 의사를 묻는 질문엔 "주주들이 동의한다면 나도 거부감이 없지만, 이 문제는 3개 회사의 주주들이 판단해서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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