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상 서울대병원 교수팀 개발
[ 이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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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는 모발이 있어야 할 자리에 모발이 없는 상태다. 이식 수술을 할 때는 대부분 자가 모발 이식을 해야 한다. 건강한 모낭이 있는 피부 조각을 떼어내 탈모가 생긴 부분에 뿌리째 이식하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의 모낭을 이식하면 간이나 신장 이식 환자처럼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탈모는 다른 장기이식처럼 생명에 문제가 생겨 수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모낭은 이식하지 않는다.
권 교수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체 면역작용을 하는 수지상세포에 주목했다. 수지상세포는 몸속에 종양처럼 비정상적인 세포가 생겼을 때 이를 인식해 면역 T세포에 공격을 요청한다. 수지상세포는 이식한 장기도 이물질이나 병균으로 생각해 T세포가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권 교수팀은 모낭을 제공하는 공여자의 수지상세포가 급성 면역거부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외선B를 쫴 모낭 속에 있는 수지상세포를 모낭에서 모두 빠져나가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이식한 모낭은 면역거부 반응 없이 잘 자리잡았다.
이 같은 원인에 대해 권 교수팀은 모낭이 피부에 존재하는 독립적인 장기라고 설명했다. 뇌, 각막처럼 면역거부 반응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면역특권’을 가지고 있어 공여자의 수지상세포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기존 모낭과 같은 상태를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임상에 적용하기까지 난관이 있겠지만 새 이식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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