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들과 재미 삼아 구입한 로또가 당첨되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진 A씨의 사연이 화제다.
A씨는 "월급날 다 같이 로또 샀는데 2등에 당첨됐다"면서 "당첨되는 사람이 10%씩 떼서 주기로 했는데 그러고도 4천만 원 정도가 남았다"라고 전했다.
A씨는 로또 당첨 사실을 남편한테 알려야 할지 문제를 두고 "부부간에도 알리면 큰일 난다. 가족끼리도 비밀로 해라"라는 조언과 "나중에 알면 서운해할 것이다"라는 말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A씨는 "전에 남편은 회사 상여금이 나왔을 때 나한테 말 안 하고 숨기다 딱 걸린 적이 있다"라면서 "로또 당첨은 생각도 못 했다가 현실이 되니 고민이 된다. 어떡하면 좋겠느냐"라고 조언을 구했다.
이 같은 사연에 네티즌들은 "남편이 상여금 사실 알렸으면 글쓴이도 알려야 하겠지만 어차피 남편도 숨기던 사이인데 뭐 하러 알리나", "4천만 원이 인생이 바뀔 만큼 큰 돈도 아니고 남편이 회사 사람들보다 못한가. 어쨌든 두 분 사이에 신뢰는 찾기 힘들 것 같다", "어차피 남편도 글쓴이 몰래 숨겨둔 돈 많을 것 같다", "남편이 이전에 상여금에 대해서 말 안 해서 기분 나빴겠지만 그래도 알리는 게 두 사람 관계에 좋을 듯", "남편도 상여금 숨겼으니 로또 당첨도 숨겨라"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로또당첨금을 배우자에게 알려야 할 법적 책임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다) 자문단 이인철 변호사는 "부부는 경제적으로 중요한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라면서 "로또 2등 당첨은 중요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이로 인하여 갈등이 커져 다툼 끝에 이혼까지 이른 경우 파탄의 책임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최근 판례에 의하면 이혼시 혼인 이후 형성 증가 유지된 거의 모든 재산은 상대방의 기여도를 인정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면서 "그런데 로또당첨은 원칙적으로 상대방에게 기여도가 없으므로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상대방이 로또를 구입할 때 구입 비용을 지불하거나 숫자를 알려준 바가 있다면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당첨금을 분할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로또 복권 당청은 행운이 될 수도 있고 불행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로또나 복권에 당첨된 후 이혼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라면서 "인생 최고의 로또는 스스로 노력해서 기회를 만들고 좋은 배우자로 평생 아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