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물건을 잘 팔까?…고객의 심리 활용한 마케팅 전략 제시

입력 2019-01-17 16:38  

공병호의 파워독서

귀인오류, 사회적 증거, 습관 등
구매심리에 미치는 25개 편향, 각 장르별로 상세히 정리

편향을 잘 이해하면 실수 줄여
"대부분의 투숙객들은 타월을 재사용하고 있습니다"

호텔 객실의 짧은 문구 하나가 타월 재사용 투숙객 비율 높여

어떻게 팔지 답답할 때 읽는 마케팅책
리처드 쇼튼 지음 / 비즈니스북스



어떻게 하면 물건을 잘 팔 수 있을까. 고객의 구매심리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다음 실천 전략을 제시하는 책을 소개한다. 리처드 쇼튼이 쓴 《어떻게 팔지 답답할 때 읽는 마케팅책》(비즈니스북스)이다. 이 책은 구매심리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25개 편향을 다루고 있다. 고객을 알면 알수록 마케팅에 성공할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쓴 책이다. 저자는 영국광고인협회 광고효과상을 가장 많이 받은 영국 미디어 에이전시에서 일하고 있는 ‘매낭 고들리브’의 행동과학팀장이다. 현장에서 맹렬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람의 저서답게 실용적인 지식을 담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충실한 연구 결과로 뒷받침하고 있다.

귀인오류, 사회적 증거, 부정적인 사회적 증거, 독특함, 습관, 지불의 고통, 기분, 가격 상대성, 확증편향, 기대 이론 등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25가지 편향을 각각 한 장씩으로 정리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 적절한 편향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편향에 대해 이해하면 할수록 실수를 피할 수 있다.

귀인오류는 어떤 행동을 설명할 때 인성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면서 맥락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그는 사람들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인성보다 맥락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자주 마주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예를 들어 광고업계에 가장 깊숙이 뿌리 내리고 있는 편향은 ‘브랜드는 핵심 광고 타깃을 찾아내서 그들에게 집중적으로 광고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의외로 상황의 맥락에 집중하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광고업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은 말한다. “당신의 이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중요하지 않다. 또한 당신이 얼마나 똑똑한지도 마찬가지다. 실험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그 이론은 틀렸다.” 여기서 이론은 주장으로 대체해도 무방하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에 시사하는 바가 큰 조언이라 할 수 있다.

책에서는 호텔 객실의 화장실에서 “대부분 투숙객이 타월을 재사용하고 있습니다”라는 짧은 문구를 읽고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타월 재사용을 실천하는 투숙객 비율이 크게 올라갔다고 소개한다. 장소를 불문하고 사회적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유효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사회적 증거는 그 근거를 설득하기 위해 애를 쓸 필요가 없다. 오직 인기가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일은 부정적인 사회적 증거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한 국립공원에서는 “한 번에 조금씩, 연간 14t의 규화목 절도 손실로 인해 당신의 유산이 매일 훼손되고 있습니다”라는 경고문을 세웠다. 심리학자들이 우려한 대로 경고문을 세운 뒤 오히려 절도가 최대 두 배나 늘어나는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심리학자들은 사회적 증거는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이용하라고 권고한다.

세상이 ‘지그’로 움직일 때 ‘재그’로 움직이라는 독특함이란 편향도 있다. 모두 합리적인 설명만 담은 광고를 낸다면 카툰으로 감성을 더한 광고를 이길 수는 없다. 심리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고심하는 사람에게 유익한 실용서다.

공병호 < 공병호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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