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연봉 삭감부터 통보하더라
연봉 노리고 지원했냐는 인식 불쾌"
남영우·박재식 양자대결 '압축'
21일 총회서 차기회장 확정
[ 정지은 기자 ]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로 나섰던 한이헌 전 경제수석(75·사진)이 17일 자진 사퇴했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돌연 회장의 연봉을 삭감하겠다고 통보하자 불쾌감을 느꼈다는 게 주된 이유다.
한 전 수석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날 회장 후보 인터뷰 도중 심각한 모욕감을 느껴 후보 사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축은행중앙회 회원사 대표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메시지의 주요 내용은 “양현근 회추위원이 내부방침이라며 회장 연봉을 삭감한다고 통보했다. 면접시간에 이를 통보한 것은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자들이 연봉만 즐기려는 무능한 자들이라고 보는 시각에서 나온 심각한 모욕행위다. 마음의 상처를 입어 사퇴한다”는 것이었다.
저축은행중앙회장 연봉은 성과급을 포함하면 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금융계 일각에선 저축은행업계가 다른 금융업계에 비해 규모가 작은 것을 감안하면 중앙회장의 연봉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에선 이번 회장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7일 이순우 회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차기 회장 후보를 정하지 못하면서부터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지난 10일 총 7명의 후보가 회추위에 지원서를 제출하면서 역대 가장 많은 후보가 나오자 경쟁이 치열해졌다. 일부 후보를 둘러싸고는 확인되지 않은 음해성 제보가 잇따르는 등 과열 양상이 벌어졌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렇게까지 시끄러운 협회장 선거는 다른 금융권에서도 본 적이 없다”며 “회추위 진행 과정에 문제가 있던 게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전 수석의 사퇴로 차기 회장 후보는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사장(65)과 박재식 전 증권금융 사장(61)의 양자대결로 좁혀졌다. 차기 회장은 21일 회원사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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