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 주민들이 읽은 책 뭐야?…방송 노출 후 도서 판매량 '역주행'

입력 2019-01-18 09:52   수정 2019-01-18 09:53

’남자친구’, ‘SKY캐슬’ 등 드라마의 힘···미디어셀러 '인기'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드라마 등장 후 순위 역주행···인터파크 종합 7위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세계의 끝 여자친구' 인터파크 판매량 66배, 11배 이상 올라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제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SKY캐슬' 속 예서(김혜윤)은 리처드 도킨스의 스테디셀로 '이기적 유전자'를 보고 이같이 말한다. 극중 캐릭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사다.

입시 논술을 위해 결성된 캐슬 입주자들의 독서모임 '옴파로스'에 등장하는 도서들은 현실에서도 판매량이 급증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JTBC 'SKY캐슬'에서 해당 장면이 방송된 이후 한 달간 '이기적 유전자' 10%,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00% 이상 증가했다.

일명 '미디어셀러'. 드라마 속 등장하는 도서들이 잇따라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출판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tvN '남자친구'에서 박보검(김진혁 역)과 송혜교(차수현 역)를 가깝게 만드는 매개체로 등장한 책 또한 마찬가지다.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지난해 12월 5일 드라마에 등장한 이후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다.

인터파크 1월 둘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7위를 기록 중이며, 시·에세이 부문에서는 2위다.

이 시집은 나태주 시인의 시 가운데 블로그나 트위터에 자주 오르내리는 시들만 모은 책으로, 지난 2015년 출간 당시보다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 1회 분에서 박보검이 읽은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와 김연수 작가의 소설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방송일 직후 한달 간의 판매량(인터파크 집계)이 직전 동기 대비 각각 266%, 1066% 이상 훌쩍 뛰었다.

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지난 2일 9회차 드라마에 박보검의 나레이션과 함께 등장한 직후 일주일 간 무려 6600%나 판매량이 증가했다.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남자친구’ 대본집이 연이어 출간을 앞두고 있어 독자들을 기대케 하고 있다. 대본집 출간은 드라마의 인기, 작품의 완성도, 작가의 영향력 등 삼박자가 잘 갖춰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지난 4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대본집 1권과 2권은 인터파크 1월 둘째 주 예술/대중문화 부문에서 나란히 1위, 2위를 차지했다.

관계자는 “미디어셀러의 인기는 예전부터 보장됐었지만, 이번 미디어셀러의 경우 드라마에서 연달아 비중 있게 다뤄진 덕에 더욱 독자들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 드라마에 등장한 시 구절 등이 SNS 상 빠르게 회자되면서 위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인터파크, JTBC,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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