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카풀(승차공유) 시범서비스를 18일 오후부터 잠정 중단한다. 택시업계의 극렬한 반대에 직면해서다.
카카오는 "카풀에 대한 오해로 인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어 이해관계자들과 사회적 합의를 위한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해 숙고 끝에 카풀 베타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고, 18일 오후 2시께 중지될 예정"이라고 전날(17일) 공지한 바 있다.
지난달 7일 테스트 버전으로 첫 출시된 '카카오 카풀'은 탑승자가 운행자에게 지급하는 비용의 약 20%를 수수료로 받는다. 만약 5만명의 카풀 운전자가 하루 2회, 회당 2만원(기본료 3000원)의 운행비를 번다면 카카오는 하루 최대 1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얻게 된다.
영업일수 20일 기준으로 한달 수익은 200억원 규모다. 그러나 운전자가 왕복으로 카풀을 운행할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고 날씨나 천재지변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실제 수익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높지 않은 카풀 서비스를 강행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카카오가 연간 180조원 규모로 성장할 모빌리티 시장을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보다는 방대하게 축적되는 '빅데이터'에 주목한 것이다.
카카오는 실제로 지난 3년간 카카오택시와 카카오 대리운전으로 약 30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도 서울 주요 지역의 택시 유입량과 운행량, 대리운전 기사의 이동 경로를 확보하면서 빅테이터를 구축했다. 이것이 맞춤형 광고서비스의 기반이 되고 있다.
또 택시나 택배 등 상업용 자동차의 이동경로가 아닌 일반 운전자들의 운행기록까지 확보하면서 자율주행기술에 필요한 정보는 물론 주유·정비 산업에도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택시 업계의 거센 반발에도 카풀 서비스를 정식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수익보다 미래를 내다보고 빅데이터를 어떻게든 축적하려는 카카오는 여러가지 방법을 제시하며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택시 기사 2명이 분신 사망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워낙 깊어 카카오가 해결책을 어떻게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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