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속눈썹 찌름 등 외부자극에 민감…눈물 배출
눈물길 좁아졌을 땐 약물 치료
심하게 막혔을 땐 새 길 뚫어야
수술 성공률 90~95% 높은 편
[ 이지현 기자 ] 겨울이 되면 차고 건조한 바람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눈물흘림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상당수는 반사성 눈물흘림증 환자다. 건조한 환경에 자극까지 더해지면서 눈을 보호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별다른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눈물을 흘리거나 찬바람에 노출되지 않는 실내에서도 눈물을 흘리면 눈꺼풀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눈물이 나가는 통로에 이상이 생긴 경우다. 김창염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성형안과센터 교수(사진)는 “눈물을 많이 흘리는 것을 단지 불편하다는 정도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세균 증식의 원인이 돼 각종 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눈물길 수술은 어렵지 않고 간단한 치료로도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으니 증상을 참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눈물은 눈을 보호하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눈물흘림증은 눈물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거나 눈물을 배출하는 데 장애가 있을 때 생긴다. 안구건조증 등 여러 원인으로 보호막이 망가지면 작은 외부 자극에도 눈이 민감하게 반응해 눈물을 많이 흘린다. 오랜 시간 독서를 하거나 컴퓨터 작업을 하는 것은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된다. 잠이 부족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건조한 환경에 노출돼도 안구건조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눈꺼풀이 말려 속눈썹이 눈을 찌르거나 눈꺼풀이 늘어져 눈물 흐름이 좋지 못할 때도 눈물흘림증이 생길 수 있다. 눈물이 흘러내려가는 길에 구조적 문제가 생길 때도 마찬가지다. 이는 눈물이 빠져나가는 눈물길이 좁아진 상태를 말하는데 전체 눈물흘림증의 20~40%를 차지한다. 노화 때문에 생기기도 하고, 섭취한 약물 때문에 눈물길이 좁아지기도 한다. 선천적으로 눈물길이 좁은 사람도 있다. 대개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눈물이 빠져나가는 길이 좁다. 남성보다 여성이 더 좁다. 여성들은 눈화장을 하면서 눈물길에 이물질 및 염증이 쌓이기도 쉽다. 눈물흘림증이 동양인 여성에게 많은 이유다.
눈물흘림증은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계속 눈물이 고이고 흘러내리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호소한다. 오랫동안 눈물길이 좁아진 상태로 방치하면 눈물주머니에 염증이 생기거나(누낭염) 눈꺼풀, 안구 주변 조직으로 염증이 퍼지는 봉와직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눈물흘림증 치료법은 원인에 따라 다르다. 안구건조증 때문에 눈물이 많이 나온다면 인공눈물 등을 활용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온찜질, 눈썹세수 등도 도움이 된다. 속눈썹이 찌르는 등 눈꺼풀 위치에 문제가 있어 눈물흘림증이 생겼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눈물길이 막혔을 때도 마찬가지다. 좁아진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항생제와 소염제 등 약물로 치료하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계속되면 수술해야 한다. 별다른 외부 자극 없이 1년 이상 눈물흘림증이 계속되면 원인을 파악해보는 것이 좋다.
눈물길이 막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관류검사라는 눈물길 검사를 한다. 식염수가 코를 통해 목으로 내려오면 눈물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눈물길이 좁아졌다면 실리콘관을 넣어 넓히는 수술을 한다. 코눈물관 내 실리콘관 삽입술이라고 불린다. 국소마취만 하고 진행하는 간단한 수술이다.
눈물길이 막힌 정도가 심하면 실리콘관만 삽입해서는 치료하기 어렵다. 눈물길을 새로 내는 눈물주머니 코안연결술을 해야 한다. 막혀버린 기존 눈물길 대신 눈물주머니와 코 사이 뼈에 작은 구멍을 내 새 길을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눈물길 폐쇄가 심한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수술 성공률도 90~95%로 높은 편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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