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의 위기, 기회가 되다

입력 2019-01-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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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연의 글로벌 브리핑 (17)


영국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안과 노동당의 정부 불신임안이 연이어 부결됐다. 조기 총선이라는 옵션은 사라졌으니 유럽연합(EU)과 합의안을 새로 작성하든가, 제2의 국민투표를 해야 할 처지가 됐다. 21일까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대안을 메르켈 독일 총리가 기다려보겠다고 하는 걸 봤을 때 합의에 대한 기회는 아직 있을 듯하고 그 시간을 다른 EU 국가들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의회가 어떤 합의안을 가져오든 통과를 안 시켜줄 것 같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영국 여론조사를 보면 브렉시트 협상이 부결됐을 때 제2의 국민투표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찬성이 46%, 반대가 28%였다. EU 잔류를 원하냐는 질문에는 찬성이 45%, 반대가 39%였다. 영국 국민은 브렉시트에 대해 없던 일로 하고 싶은 것 같다. 이걸 전제로 우리에게 도움이 될 얘기를 해보자.

국가별 유동성을 생각하면 미국은 올해 금리 인상을 거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자산을 줄이는 속도, 즉 자금을 회수하는 속도가 느려질 것이다. 긴축을 하면서도 ‘완화 같은 긴축’이 될 것이란 얘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어지럽다. 작년 말에 2018년과 2019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 시점에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자신이 없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더 낮게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일 테고, 올해 긴축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를 바라던 우리에게는 조금 그 시점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통화는 상대성이 강하다 보니 달러인덱스를 산정하는 데 60% 가까운 영향력을 끼치는 유로화 약세가 달러 약세를 한동안 막을 것 같기 때문이다.

기회도 있다. 2012년 유럽 재정위기가 터졌을 때, 2014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때, 2016년 브렉시트 때 모두 글로벌 자금이 낙폭이 컸던 국내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로 몰린 기억을 떠올린다면 올해 달러가 제대로 된 약세가 나오기 전까지 우리 시장 지수를 지켜줄 업종들도 눈에 보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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