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40주년 맞은 장석주의 시집
[ 은정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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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뜨겁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온 그의 글쓰기가 이번 시집에선 20대 초반 청년의 일기 같은 작고 풋풋한 느낌을 담아냈다. 올해 등단 40년을 맞는 장 시인은 “이번 시집은 작다. 작아지려고 탕약처럼 뭉근한 불로 오래 졸였다. 작음은 이번 시집에서 내세울 단 하나의 자랑거리”라고 설명했다.
‘좋은 시절은 가고 간 것은 다시 오지 않아요’라 붙인 시집의 소제목처럼 사랑을 전체적인 주제로 삼았다. 하지만 마냥 풋풋하지만은 않다. 장 시인은 시 속에서 사랑이 죽음과 궤를 같이하며 무엇보다 넓고 깊다고 이야기한다. ‘버드나무속-손’에서 그는 ‘나는 살아도 살았다고 말 못한다’며 세상에 영원한 사랑과 영원한 삶이란 건 없지만 그 끝을 알고 버티는 과정이 진짜 영원한 삶과 영원한 사랑임을 알게 해준다. ‘버드나무의 사생활’에선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고 마무리한다. 헤어짐과 울음을 초월한 둘의 하나 된 그림, 그렇게 ‘둘이 하나가 돼 돌다 원으로 사라지는’ 세상 이치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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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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