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사장 4명, 장·차관 사퇴 압박으로 일괄사표"

입력 2019-01-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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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블랙리스트 의혹 또 제기
백운규 前 장관 등 고발키로



[ 하헌형 기자 ] 자유한국당은 22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네 개 공공기관 사장이 산업부 장·차관의 사퇴 압박을 받아 일괄 사표를 냈다며 ‘블랙리스트’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한국당 ‘청와대 특별감찰반 진상 조사단’ 단장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조사단 회의에서 “산업부 고위 공직자 출신 공공기관장들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정황을 포착했다”며 “이들 공공기관장이 임기 중 사퇴하는 과정에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은 문재도 전 무역보험공사 사장, 김경원 전 지역난방공사 사장, 강남훈 전 에너지공단 사장, 김영민 전 광물자원공사 사장 등 네 명이다.

김 의원은 “산업부는 이들에게 미리 사표를 제출하게 한 뒤 ‘수리 타이밍’을 잰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의 사표는 지난해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수리됐지만, 사표가 제출된 때는 그해 1월이었다”고 했다. 이미 국정조사까지 끝난 이명박 정부 ‘자원 외교’ 비리에 대해 백 전 장관이 작년 5월29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자, 이를 빌미로 전격적으로 사표를 수리했다는 설명이다. 당시 이들 공공기관장 임기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9개월가량 남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백 전 장관과 이인호 전 산업부 차관, 전 산업부 운영지원과장 등 네 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백 전 장관 등을 반드시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이런 요구가 검찰 수사에 반영되지 않으면 특검 도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난 10일 산업부 국장이 2017년 9월 한국전력 산하 발전사 네 곳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해 일괄 사표를 내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사표를 낸 발전사 사장 중 한 사람은 “정권 초기이고 ‘사표를 내라’고 하는데 안 낼 방법이 없더라”고 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검찰은 이날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폭로로 불거진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박천규 환경부 차관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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