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민기 기자 ] 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사진)의 전셋값이 급락하고 있다. 작년 전용면적 84㎡가 31억원에 거래된 아파트 단지지만 이달 전세 호가가 10억원대로 떨어졌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아크로리버파크의 이달 전셋값은 작년 9월에 비해 4억원 떨어졌다. 전용 84㎡ 전셋값은 지난해 14억~15억원 수준에 주로 거래됐다. 작년 9월에는 16억원에 거래된 적도 있다. 그러다 이번달 같은 주택형이 12억원에 거래됐다. 최고점 대비 4억원이 떨어진 수준이다. 현재 호가는 대부분 11억원대이고, 급매물은 10억원대에도 나와 있다.
이 같은 전세 가격은 주변의 입주 10년차 아파트보다 낮은 수준이다. 신반포역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있는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 전세물건은 이달 12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전세 매물 호가도 아크로리버파크보다 수천만원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주변 새 아파트 입주 시기와 아크로리버파크의 첫 전세계약 갱신기간이 겹쳤기 때문이란 것이 주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아크로리버파크 인근 K공인 관계자는 “2016년 8월 아크로리버파크가 입주를 시작해 작년 8월부터 재계약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때마침 주변에서 새 아파트 입주가 쏟아지다 보니 세입자들이 다른 단지로 많이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작년 한 해 반포·잠원동 일대에선 대규모 새아파트 단지 입주가 줄을 이었다. 총 595가구의 신반포아크로리버뷰가 작년 6월 입주했다. 607가구의 신반포자이도 지난해 7월 집들이를 했다.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아크로리버하임 등의 입주가 뒤를 이었다.
바로 옆 단지들의 재건축 이주로 인한 학군 수요 감소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아크로리버파크 옆 신반포15차와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는 재건축 공사를 위해 작년 12월까지 이주가 이뤄졌다. 인근 B 공인 관계자는 “기존 주민 이주가 시작되자 학군이 한동안 안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며 “아크로리버파크 전세 수요의 많은 부분이 학군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셋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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