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23일 협력사인 일라이릴리가 기술도입 계약을 했던 BTK 억제제(HM71224)의 권리를 반환했다고 밝혔다. 이미 수령한 계약금 5300만달러(약 600억원)는 돌려주지 않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2월 릴리가 BTK 억제제의 류머티즘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 2상 중간분석에서 목표하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임상을 중단하고, 다른 적응증 개발을 위한 추가 시험을 시작했다"며 "최근 릴리가 모든 임상 자료 및 BTK 억제제 시장을 포괄적으로 재검토한 후 이 약물의 권리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BTK 억제제 권리 반환으로부터 90일 이내에 모든 임상 및 개발 관련 자료를 릴리로부터 이전받기로 했다. 이후 이 약물의 다른 적응증 개발 작업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한미약품 측은 "지난해 2월 류머티즘관절염 임상 중단에 대한 소식을 시장에 이미 알린 바 있다"며 "이번 권리 반환이 현재 진행 중인 한미약품의 다른 신약개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신약 개발은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끊임없는 도전 끝에 이룰 수 있는 성취"라며 "한미의 비만·당뇨 항암 면역질환 희귀질환 등 27개 신약후보물질의 개발 속도를 높여 2~3년 뒤부터는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신약들이 나올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한미약품의 지속형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2018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허가가 신청됐다. 이르면 연말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은 협력사 스펙트럼이 진행 중인 임상 2상 중간결과가 올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스펙트럼은 그 결과를 토대로 연말이나 내년 초 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항암신약 등 기존 치료제가 없는 분야에서는 임상 2상 결과만으로도 시판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포지오티닙의 중국 시장 개발은 한미약품이 직접 나선다. 2022년 중국 허가를 목표로, 올 상반기에 중국 임상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중국은 전 세계 폐암 환자의 40% 이상이 거주중인 세계 최대 폐암 치료제 시장이다.
이밖에 비만 치료 신약 HM15136은 올 2분기 임상 1상을 마치고 4분기 2상 진입이 예상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중인 HM15211은 올 3분기에 1상을 완료하고 4분기 중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HM43239는 올해 1분기 미국 및 한국에서의 임상 1상을 준비 중이고, 북경한미약품 연구진이 개발한 이중항체 기술을 적용한 자가면역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도 올 4분기 시작된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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